캐나다 총리 “EU 첫 준회원국’ 방안 환영…새 진영 형성은 아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가 유럽연합(EU)의 첫 ‘준회원국’이 되는 방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유럽과의 관계 격상이 특정 강대국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진영(블록)을 구축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17일(현지시각)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 나와 전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제안한 캐나다에 유럽연합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이런 야심 찬 계획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캐나다는 각각 강하지만, 유럽과 캐나다가 함께하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정책연설에서 카니 총리를 향해 “캐나다가 유럽연합의 첫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고 한 발언에 대해 화답한 것이다. 외국 정상이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의 연례 정책연설에 초청돼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카니 총리가 수개월간 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유럽 지도자들과 비공개 회담을 갖고 캐나다를 유럽에 깊이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카니 총리가 직접 유럽연합 준회원국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제안했고 유럽연합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우리는 타인을 지배하기 위한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강대국과 경쟁하기 위해 제3의 블록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의 유럽연합 준회원국 추진을 “적대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며 경고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방안을 “터무니없다”고 비판하며, 미국에 비우호적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유럽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특정 분야의 무역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그는 캐 나다를 겨냥해서도 “끔찍한 무역 파트너였다”고 비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캐나다의 유럽연합 준회원국 가입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올로프 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도 아에프페(AFP) 통신을 통해 “캐나다와의 파트너십은 공동선을 위한 것일 뿐 다른 누구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카니 총리는 이번 구상의 목적에 대해 “어떤 나라도 캐나다 시장을 통제하거나 주권을 훼손하고 선택을 강요할 수 없도록 국가적 회복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역, 국방, 핵심 광물, 인공지능(AI), 에너지, 우주, 연구 및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캐나다와 유럽의 통합을 심화해 외부의 경제·지정학적 압력에 대한 취약성을 낮추자고 제안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약 70%에 달하는 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장벽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카니 총리는 다음달 29~30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유럽연합 정상들을 초청해 캐나다-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열고, 관계 격상 방안을 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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