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31년 만에 최고 금리…엔화 약세는 지속
일본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다시 올린 것으로 1995년 4월 이후 31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금리 인상 발표에도 엔-달러 환율은 올라 엔화 약세가 이어졌다.
일본은행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열린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기준금리가 1.25%로 올라선 것은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결정에는 일본은행 정책위원 9명 중 우에다 가즈오 총재를 포함한 7명이 찬성하고 2명 반대했다.
엔에이치케이 방송 등은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의 배경에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행은 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목표로 하는 2%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중동 정세에 따른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에 더해 인공지능 관련 수요 확대 영향으로 기업 간 거래 가격의 상승은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 소비자물가에 널리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으로서는 물가 목표치 2%를 크게 넘어가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압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엔저 대응을 위한 일본의 ‘단호한’ 통화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금리 인상을 촉구한 바 있다.
예상됐던 인상이었던 만큼 눈길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에 쏠렸다. 이날 일본은행은 앞으로도 금리 인상을 계속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구체적 목표치로 정해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 결정회의 뒤 연 기자회견에서 일본은행이 경제 활동, 물가 및 금융 여건의 변화에 대응해 정책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통화 완화 폭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2%에 근접함에 따라 일본은행의 정책 초점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2%를 넘어설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일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근원물가 상승률을 2% 수준에서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정책 단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립금리가 어디인지, 따라서 최종 금리가 어디인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 “금리를 너무 급격히 올려 금융 여건이 지나치게 경색되거나 자산 가격에 큰 변동이 생기는 것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해제한 뒤 5차레에 걸쳐 금리 인상을 시행해왔다. 2023년 취임한 우에다 총재 하에서 이런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결정은 최근 주요국들의 흐름과도 일치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15~16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2.6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에도 엔화 약세는 계속됐다. 인상이 널리 예상됐던 데다, 정책위원 2명이 동결을 주장한 게 추가 긴축 속도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과 추가 긴축 가능성 시사에 달러 강세도 겹치면서 엔-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이날 오후 5시50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1.21% 오른 달러당 157.87였다. 엔-달러 환율이 157엔대까지 오른 것은 약 2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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