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환보유액 순위 25년 만에 돌연 비공개로 돌려···8월 증가폭 ‘역대 최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의 세계 순위 공개를 돌연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별도로 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25년 만으로, 별도 설명 없이 비공개로 돌린 만큼 논란이 예상된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말 외환보유액’ 자료를 보면, 한은은 매달 제공한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 자료를 임의로 삭제했다.
한은이 월별 자료에서 우리나라 세계 순위를 별도 항목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한은은 외환보유액 세계 1∼10위 국가명과 규모를 수록했고, 지난달까지 배포 자료 말미에 전월 말 기준 주요국 외환보유액 규모와 함께 우리나라 순위를 공개해왔다.
앞으로는 외환보유액 순위를 파악하려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제공하는 기초 자료나 각국 중앙은행 통계를 일일이 찾아 비교해야 한다.
한은은 최근 외환보유액 순위 변동 폭이 확대되자 내부적으로 공개 실익을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까지 세계 9위를 유지했던 외환보유액 순위는 올해 13위까지 밀렸다가 10위로 뛰는 등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르자,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투입해 외환시장 안정화에 나선 것이 변동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외 건전성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환율 변동이나 금 시세 등에 따라 순위가 크게 오르내리면서 불필요한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게 한은 판단으로 전해졌다.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422억8000만달러로, 7월 말(4279억5000만달러)보다 143억3000만달러 늘었다. 역대 최대 증가 폭으로, 종전 최대는 2009년 5월의 142억9000만달러였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했다. 다만, 역대 최대였던 2021년 10월(4692억1000만달러)보다는 아직 400억달러 남짓 작은 수준이다.
금은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한은은 최근 국내 생산업체의 수출용 실물 금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금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으나, 8월 중 추가 금 매입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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