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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예산안]기초연금 수급기준 ‘소득 하위 70%’ 유지···최저구간에 월 3만원 더

Kyunghyang Shinmun ·
[2027 예산안]기초연금 수급기준 ‘소득 하위 70%’ 유지···최저구간에 월 3만원 더

정부가 기초연금 제도를 ‘하후상박’으로 개편해 저소득 노인의 소득 보장을 강화하려던 구상을 사실상 보류했다. 기준중위소득으로 수급자를 선별해 수급 대상을 축소하는 방안은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고,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현행 방식이 유지된다. 정부는 소득 하위 30%에게 월 3만원을 더 주기로 했으나 노인 빈곤을 개선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7년도 예산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복지부 총지출은 148조7697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137조4949억원보다 8.2% 늘었다. 내년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에 편성된 아동기본수당과 아이맞이지원금 등까지 포함하면 예산은 152조4328억원으로 10.9% 증가한다.

예산안에서 관심이 쏠린 대목은 기초연금 개편 내용이다. 정부는 그동안 기초연금의 저소득층 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내년부터 지급 대상 상한을 기준중위소득 90%로 바꾸고 2030년에는 8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현행 선정기준이 기준중위소득의 96%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기준이 바뀔 경우 중장기적으로 수급자가 줄어드는 구조다.

그런데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예정됐던 개편안 사전브리핑을 1시간여 앞두고 취소한 데 이어 예산안에선 아예 기준중위소득 연동 방안을 뺐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연금이 많은 분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국민연금과 같은 다층체계 안에서 같이 논의돼야 할 부분”이라며 “사회적 논의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목표수급률인 소득 하위 70% 기준이 유지되면서 개편안은 지급액을 조정하는 수준에 그쳤다. 수급자 모두에게 월 35만원을 지급하던 것을 내년부터 소득 수준에 따라 세 구간으로 차등 지급한다. 소득 하위 30%인 348만명은 올해보다 3만원 많은 월 38만원을 받는다. 이는 신규 수급자뿐 아니라 기존 수급자에게도 적용된다. 하위 30~45%인 174만명에게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35만9000원을 지급한다. 하위 45~70%인 290만명은 올해와 같은 35만원으로 동결됐다.

복지부는 “올해보다 명목 지급액이 줄어드는 수급자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위 45~70%는 현행 물가연동 방식을 유지할 때보다 월 9000원씩을 덜 받는다. 정부는 이렇게 아낀 약 1700억원을 하위 구간 지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으면 각자 지급액을 20%씩 깎는 부부감액도 완화한다. 현재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같은 감액률을 적용하지만 내년부터 하위 45% 이하 수급자 234만명은 감액률이 10%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하위 30% 부부가 받는 월 합산액은 56만원에서 68만4000원으로 최대 12만4000원 늘어난다. 하위 30~45% 부부는 56만원에서 64만6000원으로 최대 8만6000원 늘어난다.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를 기초연금에서 배제하던 규정도 손질한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을 받으면 소득과 재산이 적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없었지만, 내년부터 하위 45% 이하 11만명이 새로 지급 대상에 들어간다. 올해까지 한 푼도 받지 못하던 이들은 소득 구간에 따라 최대 38만원을 받는다.

차등지급과 부부감액 완화, 직역연금 수급자 편입은 모두 기초연금법 개정이 필요하다. 복지부는 연내 입법을 마치고 내년 4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직역연금 수급자 지원은 정보 연계에 시간이 걸려 내년 7월부터 시작한다.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000억원에서 내년 25조7000억원으로 11% 늘어난다. 복지부 관계자는 “하후 차등지급은 지금까지 없던 방식”이라며 “부부감액률 축소와 직역연금 수급자 지원까지 포함하면 기준중위소득 전환 방안이 빠졌더라도 적지 않은 제도 변화가 예산안에 담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초연금이 오른 만큼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가 줄어드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를 해결할 대책은 이번 개편안에도 담기지 않았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3만원 더 주는 것을 ‘하후’라고 하면 웃음거리”라며 “생계급여를 받는 가장 어려운 노인 약 100만명은 그 3만원조차 다시 깎여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기초생활보장 급여 기준이 되는 기준중위소득은 2015년 맞춤형 급여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인 6.7% 오른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월 최대 생계급여는 207만8000원에서 221만7000원으로 13만9000원 오른다.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모두 중증장애인에게 적용하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한다. 생계급여에서는 2만 가구가 혜택을 받고,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3만명 늘어난다. 장애인연금 지급 대상도 3급 단일 장애까지 확대해 26만7000명이 새로 받는다.

지역·필수의료 투자를 위해 1조2600억원 규모 특별회계도 신설한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늘리고 공공의료기관에 우선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중앙정부가 시·도별 예산과 사업 목록을 제시하면 지방정부가 지역 실정에 맞춰 의료공백 해소 사업을 설계한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대해 136명에서 448명으로 늘린다. 국립대병원 육성 예산은 올해보다 1300억원 많은 2500억원으로 편성했다.

출산·양육 지원도 확대한다. 첫만남이용권·부모급여·아동수당은 아이맞이지원금과 아동기본수당 중심으로 재편한다. 아이맞이지원금은 첫째 1000만원, 둘째 1200만원, 셋째 이상 1500만원을 1년 동안 네 차례에 나눠 지급한다.

아동기본수당은 월 20만원을 현금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10만원씩 준다. 대상 연령은 해마다 한 살씩 높여 2030년 12세까지 확대한다. 아동기본수당 2조9272억원과 아이맞이지원금 6981억원은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에 편성했다. 다만 아이맞이지원금과 아동기본수당은 내년 7월1일 출생아부터 적용돼 같은 해 태어난 아이 사이에서도 지원 규모가 달라지는 등 형평성 논란이 있지만 이를 보완할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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