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송유관 파괴, 복구에 최장 6주”…세계 원유 공급 4% 감소 ‘비상’
이란과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길을 틀어막으면서, 세계 원유 공급이 최대 4%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로이터 통신은 13일(현지시각) 석유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최근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 공격으로 파괴된 사우디 동서송유관을 복구하는 데 최장 6주가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른 소식통은 6주보다 빠르게 수리할 수 있으며 복구 작업 중에도 송유를 일부 재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동서송유관은 사우디 동쪽 페르시아만 연안에서 생산된 원유를 서쪽 홍해 연안의 얀부항으로 나르는 1200㎞ 길이 지하관로다. 사우디는 미-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위험해지자, 하루 평균 400만배럴의 원유를 이 송유관으로 옮겼다. 이는 전세계 공급량의 약 4%다. 그러나 10일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가 드론으로 이 송유관의 지상 펌프 시설을 때리면서 11일부터 관로 전 구간 가동이 중단됐다.
송유관 수리 전까지 사우디는 저장시설에 비축해둔 원유만 수출할 수 있다. 얀부항에 5∼7일치 수출량이 남았고 이집트의 홍해 연안 아인수크나항, 지중해 연안 시디케리르항에도 며칠치 원유가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원유 수출이 며칠 안에 끊길 수 있는 셈이다.
사우디 남쪽에서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핵심 무역로인 바브엘만데브해협을 장악한 데 이어, 예멘 내륙으로 계속 진군하고 있다. 후티는 13일 산하 방송국을 통해 이 해협 동쪽에 있는 도시 카흐붑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예멘 남서부의 대도시 타이즈와 북부 마리브에서도 격전이 이어진다. 마리브는 유전·가스전 지대로 “예멘 정부 통제 아래 남아 있는 마지막 에너지 거점”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예멘 정부군과 동맹인 사우디는 12∼13일 F-15 전투기로 후티군을 58차례 공습하며 방어를 돕고 있다.
긴장을 외교로 풀기 위한 노력은 지지부진하다. 이란과 오만은 14일 오만에서 걸프 국가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호르무즈해협 통제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회의가 취소됐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은 13일 성명을 내어 “예정됐던 역내 회의는 (추가 논의로) 합의 확보를 위해 연기됐다”고 전했다. 앞서 바레인은 이란이 최근 자국을 공격한 데 반발에 불참을 통보했고, 사우디 역시 후티와의 전투가 격해지며 대화를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국제 원유시장에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각각 배럴당 107달러, 102달러를 넘겨 직전 거래일보다 2%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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