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ETF 책임론'에 결국 김용범 사퇴…정책기조 바뀔까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황윤기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이른바 '부동산 민심'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으로 피해를 본 '개미(개인투자자) 투심'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29일 저녁 페이스북에서 "이제 국정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향후 경제정책 구상에 계속 몰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루 뒤 이 대통령은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 장관 후보자 6명을 새로 지명하고 청와대 참모진을 일부 개편했으나 김 실장은 교체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경부·국토부는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 등 부동산 관련 정책의 주무 부처다. 재경부 장관은 경제부총리로서 레버리지 ETF 사태 대응을 포함한 금융시장 정책에도 깊이 관여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과 금융시장의 극심한 변동성 확대는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데에 큰 영향을 준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두 부처의 장관을 개각 대상에 포함한 것은 민심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쇄신안'으로 풀이됐다.
다만, 현직 차관을 승진 발탁하고 김 실장을 유임한 데서 정책 기조의 큰 방향을 바꾸지는 않겠다는 방침도 읽혔다. 청와대 역시 개각과 관련해 '문책성'이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이에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정부 경제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해 온 김 실장을 유임한 개각은 '꼬리 자르기'이자 '국정 쇄신 거부'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앞서 김 실장은 레버리지 ETF 도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주식시장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들어 왔고, 야권도 김 실장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사퇴 압력을 가해 왔다.
결국 정부의 쇄신 의지를 더 선명하게 보임으로써 인사청문 정국을 앞둔 정치적 부담을 줄이고, 향후 부동산 등 정책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김 실장이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결단'을 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민심에 대한 반응도를 더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긴 사퇴인 만큼, 부동산 정책 등에서 보다 유연한 기조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당정이 공감대를 형성한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범위 확대 등을 포함,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조정 범위가 커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부동산을 비롯한 주요 정책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김 실장 못지않게 이 대통령도 확고한 '철학'을 꾸준히 공개적으로 표명해 온 만큼, 대대적인 전환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미 김 실장이 약 15개월간 재직하며 '3대 메가프로젝트' 등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려 둔 상태라는 점도 그 근거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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