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 팀장 뺨 때린 60대 실형···폭행·폭언 노출된 대민 공무원들
A씨(64)는 지난해 10월 서울 양천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복지팀장 B씨의 뺨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공무집행방해)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당시 B씨로부터 임산부인 팀원에 대해 “말씀을 조심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이같이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서 정신장애로 인한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한 폭행과 폭언·욕설 등이 매년 수만 건씩 발생하고 있다. 반면 고소·고발 등의 대응 조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월21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작성한 ‘악성민원 근절, 실효적인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민원 처리 담당자에 대한 위법행위는 총 13만1097건이다. 근무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51건꼴로 발생한 셈이다. ‘폭언·욕설’이 3년간 총 10만9328건으로 가장 많았고, ‘폭행’은 총 806건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 민원업무 담당자 10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특이민원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6%인 947명이 최근 3년간 특이민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이민원은 처리 결과에 불복해 반복 제기하거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를 동반해 정상적 업무를 방해하는 민원이다.
2024년 4월16일 경남 양산시 보건직 공무원 김수진씨(가명)가 생전에 일했던 양산시보건소 의약팀 앞에 ‘악성 민원은 살인’이라는 추모 패널이 놓여 있다. 강한들 기자
악성민원 대응 조치는 소극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위법행위 중 고소·고발이나 신고 등 법적 대응으로 이어진 사례는 2001건(1.53%)에 그쳤다.
2025년 권익위 실태조사에서도 특이민원에 대한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 비율은 4.9%였고, 상급자 대응(30.8%)이나 단순 응답 종료(33.4%) 등이 다수였다. 민원 담당 공무원 C씨는 21일 “윗선에서 문제가 커지는 것을 꺼리다 보니 악성 민원인에 대한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수석이 지난 5월12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1차 갈등조정담당관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행안부는 지난 6월 반복·특이민원 대응 체계를 기관 책임 대응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행안부와 권익위는 “기관별로 ‘갈등조정담당관’을 지정해 대응 창구를 일원화하고, 위법행위가 발생하면 기관 차원에서 고소·고발 등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C씨는 “갈등조정담당관이 생겨 업무가 수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덕 전국공무원노조 서초구지부장은 “서초구 등 일부 기관에는 특이민원 담당관이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관에서는 민원인 출입구 분리 등 정부나 행안부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노조 설문에서도 악성 민원 보호 요구가 가장 높았을 정도로, 현장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으로 인한 고통 속에 퇴직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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