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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엔 “러·우크라전 이후 성폭력 1천여건…가해자 89% 러시아군”

Hankyoreh ·
유엔 “러·우크라전 이후 성폭력 1천여건…가해자 89% 러시아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전쟁과 관련해 발생한 성폭력 사건이 최소 1004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 사례의 약 90%는 러시아군과 러시아 당국 소속 인력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18일(현지시각)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부터 올해 7월31일까지 보고된 전쟁 관련 성폭력 사례를 분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과정에서 발생한 성폭력’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HRMMU)이 피해자 수백 명을 인터뷰하고 법원 문서 등을 검토해 작성한 20쪽 분량 보고서다.

조사 결과 전체 성폭력 사건 1004건 가운데 89%는 러시아군, 연방교정국(FSIN), 연방보안국(FSB) 등 러시아 쪽이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11%는 우크라이나군과 국가보안국(SBU) 등 우크라이나 당국과 관련됐다. 성폭력은 신고와 확인이 어려운 범죄인 만큼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쪽 가해자들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와 러시아 내 구금시설에서 전쟁포로, 억류된 의료진, 민간인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와 구금, 이송, 심문, 수감, 포로 교환과 석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성폭력이 발생했다. 강간, 성적 고문, 강제 나체, 성적 모욕 등이 동원됐고, 정보를 얻거나 자백을 강요하고 피해자를 처벌·굴복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쓰인 정황도 확인됐다.

피해자는 4살 아동부터 82살 노인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분포됐다.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신원을 확인한 피해자 892명 중 727명(약 82%)은 남성이었다. 구금시설에 수용된 남성 포로와 민간인이 집중적인 피해를 본 반면, 러시아 점령지에서 구금되지 않은 민간인 피해는 여성과 아동에게 집중됐다. 러시아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는 러시아군이 붙잡힌 남편을 잘 대우해주겠다고 약속한 뒤 한 여성을 한 달간 반복적으로 성폭행한 사례도 보고됐다. 2022년 4월부터 8월까지 헤르손 지역의 한 가정집에서는 러시아 군인이 머물면서 9살 아들과 함께 사는 여성을 매일 성폭행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의한 성폭력도 112건 확인됐다. 피해자 중 전쟁포로 63명 가운데 45명은 체포 직후나 비공식 구금시설, 이송 장소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정보를 얻거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심문 과정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폭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심각한 특징”이라며 “가해자가 누구든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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