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서·논술형, 숙의할수록 ‘신중’…10명 중 3명만 ‘10년 내 도입’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배부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가교육위원회가 미래 대입제도를 논의하기 위해 국민참여위원 180명을 대상으로 숙의를 진행한 결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 신중해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서·논술형 평가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지만, 수능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숙의 전 58.3%에서 55.5%로 줄었다. 특히 2033~2036학년도 도입을 선택한 응답은 46.7%에서 32.8%로 크게 감소했다.
17일 국가교육위원회 제10차 회의에 보고된 ‘대입제도 국민참여위원회 숙의 결과’를 보면, 수능에서 오지선다형 문항과 함께 서·논술형 문항을 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숙의 전 105명(58.3%)에서 숙의 후 100명(55.5%)으로 5명 줄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68명(37.8%)에서 75명(41.7%)으로 7명 늘었다. 숙의 과정에서 불필요에서 필요로 의견을 바꾼 참여자는 15명이었지만, 필요에서 불필요로 바꾼 참여자는 22명이었다.
숙의 과정에서 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에 대한 신중론이 커진 것이다. 적정 도입 시기를 묻는 문항에서는 변화가 더 컸다. 2033~2034학년도를 선택한 참여자는 숙의 전 56명(31.1%)에서 숙의 후 39명(21.7%)으로, 2035~2036학년도는 28명(15.6%)에서 20명(11.1%)으로 줄었다. 2033~2036학년도 도입을 택한 참여자는 84명(46.7%)에서 59명(32.8%)으로 25명 감소했다.
반면 설문에서 제시한 가장 늦은 시점인 2037~2038학년도 도입을 택한 참여자는 41명(22.8%)에서 71명(39.4%)으로 30명 늘었다. 도입 반대는 47명(26.1%)에서 45명(25.0%)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도입을 전제로 하더라도 시기를 뒤로 미루자는 의견이 많아진 것이다. 국교위 보고서 역시 “숙의 후 도입 방식과 출제 비중, 도입 시기에서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응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수능 서·논술형 도입 필요성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가장 크게 줄어든 직능은 대학생 학부모와 유·초·중·고 교원이었다. 대학생 학부모는 숙의 전 92.3%에서 숙의 후 69.2%로, 유·초·중·고 교원은 73.1%에서 53.8%로 떨어졌다.
다만 고교 내신에서의 서·논술형 확대에 대해서는 두 집단의 의견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대학생 학부모의 경우 고교 내신 서·논술형 문항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숙의 전 100%에서 숙의 후 61.5%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유·초·중·고 교원은 76.9%에서 80.8%로 오히려 높아졌다. 교원들은 서·논술형 평가의 필요성 자체에는 대체로 긍정적이면서도, 수능에 적용하는 데는 한층 신중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응답에서도 고교 내신과 수능을 아우르는 서·논술형 평가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력·창의력 향상, 수업 방식 변화, 질문·탐구 등 능동적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세 기대 항목의 평균점수를 합산한 수치는 숙의 전후 0.24점 상승했다. 반면 채점 공정성, 사교육 의존 심화, 교육격차 심화에 대한 세 우려 항목의 평균점수를 합산한 수치는 0.69점 낮아졌다.
이날 국교위 회의에서는 숙의 결과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현 위원은 “서·논술형 도입의 찬반만 물을 경우 긍정적 답변을 유도할 수 있다”며 “도입에 필요한 전제조건과 예상되는 부작용까지 고려해 질문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건 위원은 “국민참여위원은 교육정책에 관심이 높은 자발적 신청자인 만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하면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대국민 설문조사와 직능별 간담회 등 추가 의견수렴을 제안했다.
국교위는 이번 숙의 결과와 향후 의견수렴 등을 토대로 2028~2037년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담길 미래 대입제도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9~30일 1박 2일간 진행된 이번 국민참여위원회 숙의에는 신청자 203명 가운데 180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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