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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등록 이민자 2만5000여명 제3국 추방···수용국엔 ‘돈’ 쥐여줬다

Kyunghyang Shinmun ·
미, 미등록 이민자 2만5000여명 제3국 추방···수용국엔 ‘돈’ 쥐여줬다

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주 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날 ICE의 단속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국적 남성이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오스틴|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등록 이민자를 출신국이 아닌 제3국으로 추방하기 위해 최소 4억1000만달러(약 5600억원)을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이런 방식으로 제3국으로 쫓겨난 이민자는 2만5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 기반의 탐사보도 단체 ‘포비든 스토리즈’는 2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인구·난민·이주국(PRM) 산하 ‘재이주 사무소’가 이 같은 내용의 ‘제3국 추방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비든 스토리즈는 이를 위해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영국 가디언을 포함해 15개국 26개 언론사와 6개월간 공동 취재를 벌여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말까지 미등록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중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의 31개 국가에 최소 4억1000만달러의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에 각각 1억7900만달러와 1억24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자금이 이민자를 받아들인 국가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부터 지난달 말까지 제3국으로 추방된 2만5000여명 중 약 2만명은 멕시코로 보내졌다. 나머지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태평양 지역 27개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민자의 연고는 고려되지 않았다. 중국과 러시아 출신을 코스타리카로, 베트남이나 라오스 출신 이민자를 아프리카의 소국 에스와티니로 보내는 식이다.

WP는 2만5000여명이라는 추방 규모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목표로 하는 전체 규모 98만5000명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면서도 “이주민들에게 ‘어디로 보내질지 모른다’는 공포를 확산 시켜 스스로 귀국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3국 추방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백악관 부비서실장인 스티븐 밀러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정책을 주도하는 재이주 사무소는 약 15명 규모의 작은 부서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과 함께 설치됐다. 이 조직을 이끄는 크리스티안 에르하르트 국무부 수석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 6월 코트디부아르와 토고, 가봉 등을 잇달아 방문해 각국 정부가 자국민이 아닌 미국의 미등록 이민자들을 수용하라고 설득했다. 22일 열리는 유엔 총회에 맞춰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도자들과 만나 제3국 추방 관련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WP는 재이주 사무소의 운영을 두고 “미국 외교 정책의 이례적인 전환점을 의미한다”며 “난민 재정착을 위해 노력해 온 미국의 기존 방침 대신 난민을 밖으로 내보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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