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화] 마닐라 베이의 붉은 노을
사흘 후, 에반과 이리나는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함께 내렸다. 도쿄를 떠난 뒤로 둘은 단 한 마디도 말을 섞지 않았다. 에반은 그랩으로 부른 SUV 뒷좌석에서 회사에 보낼 해명 메일을 몇 번이나 고쳐 쓰는 중이었다. 이리나는 화가 다 풀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은 듯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에반을 흘끔 쳐다보다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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