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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영국 검찰, ‘르완다 대학살 연루’ 60대 남성 기소…“지휘·선동 혐의”

Hankyoreh ·
영국 검찰, ‘르완다 대학살 연루’ 60대 남성 기소…“지휘·선동 혐의”

영국 검찰이 7년에 걸친 수사 끝에 1994년 르완다 집단학살에 연루된 혐의로 한 남성을 기소했다. 영국에서 르완다 집단학살과 관련한 피의자가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검찰청과 런던경찰청은 이날 빈센트 브라운(65)을 집단학살 방조 혐의 1건과 르완다에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 방조 혐의 6건 등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프랭크 퍼거슨 검찰청 특별범죄·대테러 부문 책임자는 “(브라운이) 다른 이들이 투치족을 상대로 벌인 살인 및 집단학살 행위를 지휘하고 선동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과거 ‘빈센트 바지냐’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브라운은 구금 상태로 23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르완다 출신인 그는 런던 이즐링턴에 거주해 왔으며, 2004년 영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소는 브라운을 르완다로 송환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뒤 영국이 자체 수사에 나선 결과다. 브라운은 2006년 영국에서 처음 체포됐지만, 그를 포함한 르완다 집단학살 용의자 5명의 송환은 2017년 영국 법원에서 최종 불허됐다. 이후 르완다 정부가 영국 정부에 직접 수사를 요청했고, 런던경찰청 전쟁범죄수사팀은 2019년 9월 수사에 착수했다.

헬렌 플래너건 런던 대테러경찰 책임자는 이번 수사에 전쟁범죄수사팀의 “엄청난 노력과 끈기”가 필요했다며 “국제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는 이들에게 영국이 안전한 피난처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르완다 집단학살 당시의 유사 범죄와 관련한 다른 수사도 진행 중이다.

르완다 집단학살은 후투 극단주의 세력이 투치족과 학살에 반대한 온건 후투족을 표적으로 벌인 조직적 대량학살이다. 후투족과 투치족 사이에 장기간 누적된 정치·사회적 긴장 속에서 1994년 4월6일 후투족 출신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당시 르완다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가 격추된 뒤 학살이 본격화했다. 항공기 격추의 책임 주체를 둘러싼 논쟁은 현재까지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학살은 약 100일 동안 이어졌으며, 희생자는 약 80만명으로 추산된다. 희생자 대다수는 투치족이었고, 투치족을 보호하거나 학살에 반대한 온건 후투족도 살해 대상이 됐다. 군과 경찰, 민병대뿐 아니라 선동되거나 동원된 민간인도 학살에 가담했으며, 살인은 총기·곤봉·마체테 등으로 자행됐다. 르완다 집단학살은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한 집단학살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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