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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1970년대 이후 빙하로 해수면 3센티 상승…“녹은 게 아닌 쏟아진 것”

Hankyoreh ·
1970년대 이후 빙하로 해수면 3센티 상승…“녹은 게 아닌 쏟아진 것”

1979년 이후 남극·그린란드에서 녹아서 사라진 빙상(Ice Sheet)의 질량이 전체 11조3090톤으로, 이 때문에 전세계 해수면은 3㎝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빙하 표면에서 녹아내린 양보다 빙하 자체가 바다로 흘러들어가 녹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갈수록 빨라지는 빙상의 해양 유출을 막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영국 노섬브리아대 소속 이네스 오토사카 박사 등 ‘빙상 질량 균형 상호 비교연구’(IMBIE) 연구진은 1970년대 이후 그린란드와 남극에서 빙상 질량이 어떻게 변했는지 분석한 결과를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데이터’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빙상 질량 균형 상호 비교연구는 극지 빙상의 질량 변화를 추정하고 해수면 상승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국제 극지 과학자 협력 프로젝트다. 빙상은 대륙 규모로 넓게 육지를 덮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말한다.

연구진은 2023년부터 1972년(그린란드), 1979년(남극)까지 위성 관측을 통해 얻은 빙상의 흐름, 부피, 중력 변화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 기간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상은 전체 11조3090톤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녹아내린 물로 따지면 한반도 남쪽 전체를 약 113m 깊이로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이는 전세계 해수면을 31.4㎜ 상승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전체 손실량 가운데 빙상의 ‘역학적 불균형’으로 인한 손실량이 84%에 달했지만, 빙상의 ‘표면 질량 불균형’으로 인한 손실량은 16%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역학적 불균형은 기후변화 등으로 빙상 내부에 일어난 변화에 따라 얼음 덩어리(빙하)가 바다로 흘러가는 것이 가속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반면 표면 질량 불균형은 높아진 기온 때문에 빙상 표면이 녹는 것을 말한다.

남극보다 그린란드에서 빙상 손실이 컸다. 1970년대 빙상 손실이 거의 없던 그린란드는 1980년대에 빙상의 연간 손실률이 600억톤, 2010년대 2640억톤으로 늘었다. 기후변화로 여름이 더워지며 해빙이 심해진 결과로 추정된다. 1979~2023년 전체 6조2150억톤이 사라졌는데, 이 중 67%가 역학적 불균형, 33%가 표면 질량 불균형에 의한 것이었다. 남극에서는 1979~2023년 전체 4조7800억톤이 사라졌는데, 모두 역학적 불균형에 의한 손실이었다. 파인 아일랜드 빙하, 스웨이츠 빙하 등 서남극에서 가속화한 빙하의 해양 유출이 이 손실을 주도했다.

최근 몇 년간(2020~2023년) 빙상의 손실 속도는 일시적으로 둔화한 상태다. 동남극에 기록적인 눈이 내려 서남극에서의 빙하 해양 유출에 따른 손실을 일부 상쇄했고, 그린란드에서는 여름철 극심한 해빙 현상이 줄어들어 표면 질량 손실이 2000년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장기적인 추세 속에서 나타나는 단기적인 변동일 뿐, 빙상 손실 현상을 역전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특히 빙하의 해양 유출이 빙상 손실을 주도하는 것은 위험 신호로 여겨진다. 빙상의 불균형이 계속될 경우 2150년까지 전세계 해수면 상승에 대한 최고 추정치는 2.6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네스 오토사카 박사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분석해본 결과 손실된 얼음의 5분의 4 이상이 표면에서 녹는 대신 빠르게 흐르는 빙하에 의해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장기적인 추세가 온난화되는 바다에 대한 역동적인 반응으로 좌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빙하의 해양 유출은 최근 기후과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주제로 꼽힌다.

영국 노섬브리아대 지리학·자연과학부 학부장이자 ‘빙상 질량 균형 상호 비교연구’ 설립자인 앤드류 셰퍼드 교수는 “‘해수면 3㎝ 상승’은 작은 숫자처럼 보일 수 있으나 600만~900만명에 달하는 사람을 해안 침수·침식 위험에 노출할 수 있다”며, 빙상 손실에 대한 평가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는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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