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숨진 ‘이란 결혼식장’ 폭격 파문…“폭탄 잔해, 미군 무기와 일치”
이란 남부에서 결혼식이 열리던 민가가 폭격당해 수십명이 죽거나 다친 사건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군이 공습 사실을 부인하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군이 사용하는 무기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조사를 촉구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호세인 케르만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전날 미군이 이란 남부 시리크의 주택을 폭격해 4명이 숨지고 68명 이상이 다쳤다고 알렸다. 이 주택에서는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고, 사망자 중에는 4살, 16살 아동이 있었다. 이란 적신월사(IRCS) 등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폭격당한 주택은 지붕 한가운데 구멍이 뚫리고 부서진 집기 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신부의 아버지 알리 말라히는 이란 국영방송(IRIB)에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1일 밤부터 2일 사이 시리크 외에 이란 남부 호르무즈해협 연안의 반다르아바스, 차바하르, 코나락 등을 폭격했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미국 공습으로 18명이 숨지고 최소 142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44명은 미성년자였다.
이란 당국은 민간인 살상은 전쟁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란 쪽 종전 협상단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 글에서 미국을 겨냥해 “어떤 강대국이 사탄처럼 행동하고, 목표물을 고르고, 사람을 죽인다면 그것은 사탄”이라고 규탄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 역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 결혼식장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진 공격을 포함해 민간인 사상자가 났다는 소식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적신월사는 국제형사재판소에 미군의 민간 결혼식 공격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미군은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팀 호킨스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미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달리 절대로 민간인을 표적 삼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미 육군 폭발물처리반 출신 무기 전문가 트레버 볼의 영상 분석 결과를 인용해, 결혼식 폭격 현장에서 발견된 무기 잔해가 미군이 운용하는 항공 유도폭탄 부품이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볼은 폭탄 잔해의 꼬리날개, 볼트 구멍 배열 등이 과거 예멘·베네수엘라 공습 등에 쓰인 미군 무기 잔해와 일치한다고 봤다.
이란은 보복으로 3일 새벽 쿠웨이트에 미사일과 드론을 쐈다. 이란군은 전날에도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미사일·드론으로 공격했다. 요르단 당국은 미사일 13발 모두 방공망에 요격되거나 개활지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공습이 “너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2일 백악관에서 ‘이란 재공습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레이더와 미사일 시스템, 기뢰 투하 능력을 복구하고 있었다며 “우리는 그들이 새로 구축하려던 장비를 모두 제거했다. 일부는 방어용이고 일부는 공격용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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