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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폴란드, 암호화폐로 베네수 원유 사려다 5천800억원 날렸다"

Yonhap News Agency ·
"폴란드, 암호화폐로 베네수 원유 사려다 5천800억원 날렸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폴란드의 정유 공기업 '오를렌'의 자회사가 브로커를 끼고 암호화폐로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구입하려다가 석유는 거의 받지 못하고 거액을 날린 사건이 재조명됐다.

폴란드 정부 추산으로 각종 부대비용까지 포함해 최소 16억 즈워티(5천800억 원)로 추산되는 막대한 손실을 낸 이 스캔들의 전모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심층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2023년 11월 말 오를렌의 스위스 무역 자회사 OTS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던 사메르 아와드는 자신이 알고 지내던 '캄 호 알렉스 체'라는 석유 트레이더에게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구매해달라고 요청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2019년부터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 가격은 낮았으나, 구매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베네수엘라의 국영 석유기업 PDVSA는 제재 우회를 위해 원유 대금을 미국 달러와 연동되는 암호화폐 USDT로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던 중 2023년 10월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한 제재 조치를 6개월간 일시적으로 완화해준다고 발표했으며, OTS는 이를 구매 기회로 봤다.

OTS는 체가 차린 두바이 소재 중개업체 '한논 인터내셔널'로부터 PDVSA의 중질유 600만 배럴을 3억4천500만 달러(4천650억 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FT는 당시 OTS가 이 거래를 통해 2천500만∼3천만 달러(340억∼410억 원)의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돈을 받은 체와 한논 측은 브로커들을 통해 베네수엘라산 원유 확보를 위해 PDVSA 연결을 의뢰하고 USDT 환전과 대금 전달을 시도했으나, 그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경위를 거쳐 자금이 대규모로 증발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수의 브로커와 업체들이 개입돼 구체적인 경위와 자금 흐름이 복잡한 이 사건에서는 기본적 사실관계부터 관련자들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

FT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달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2024년 1월 초순과 하순 등 2차례에 걸쳐 USB 메모리 스틱 실물을 주고받는 일도 있었다.

결국 PDVSA는 원유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원유 선적을 거부했고, 오를렌 측이 용선한 대형 유조선들은 베네수엘라 영해에서 수 개월간 대기하다가 거의 모두 빈 배로 귀환했다.

이 사건은 2024년 4월에 원유 선적 불발 사실이 알려지면서 폴란드 국내와 국제 석유업계에서 대규모 추문으로 떠올랐으며, 폴란드 당국의 수사가 진행됐다.

사메르 아와드 전 OTS CEO는 인터폴 수배를 통해 2025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체포됐으나, UAE 법원이 폴란드의 송환 요구를 기각하면서 석방됐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09/15 17:07 송고 2026년09월15일 17시0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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