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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세에 71번 넘어져도 '3530㎞' 산길 완주…“83세 친구에게 뺏긴 타이틀 탈환”

Electronic Times (eTNews) ·

미국의 한 91세 노인이 약 3530㎞에 이르는 장거리 산악 코스를 끝까지 걸어내며 화제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은 '그레이 비어드(회색 수염)'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데일 샌더스가 미국 애팔래치아 트레일 전 구간을 통과해 최고령 완주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미국 조지아주의 스프링어 산에서 북동부 메인주의 카타딘 산까지 연결되는 약 3530㎞ 길이의 장거리 탐방로다. 샌더스는 지난해 9월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출발해 지난 월요일 메인주 최고봉인 카타딘 산 정상에 도달하면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정상에 도착한 그는 표지판 앞에서 잠시 기도를 한 뒤 “신과 나를 이곳까지 데려다준 지원팀, 그리고 응원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샌더스는 앞서 2017년 82세 때 이 코스를 완주해 최고령 기록을 보유했던 인물이다. 이후 2021년 83세였던 친구 M.J. 에버하트가 기록을 1년 더 늘리면서 타이틀을 내줬고, 샌더스는 다시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번 도전 과정에서는 수차례 위기가 찾아왔다.

6개월 동안 몸을 단련했지만 트레킹 기간 71차례나 발을 헛디뎌 넘어졌고, 이 가운데 6번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지난 6월 버몬트주의 험준한 암반 구간에서는 피부가 벗겨지고 피가 나는 부상을 입었음에도 그대로 이동을 이어갔다. 메인주에 들어선 뒤에는 신경이 눌리면서 팔에 감각 이상과 마비 증상이 나타나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그가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에는 가족과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특히 장모를 떠나보낸 뒤 힘든 시간을 보내던 아내를 만나기 위해 잠시 집으로 돌아갔을 당시에도 아내는 오히려 “끝까지 해내라”며 남편을 격려했다. 트레일에서 마주친 다른 등산객들도 샌더스에게 계속 응원의 말을 건넸다. 샌더스는 “처음에는 기록을 다시 가져오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전할 용기와 힘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1935년 켄터키에서 태어난 샌더스는 어린 시절 작은 체격 때문에 또래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이후 수영을 비롯한 운동으로 신체를 단련했고 미 해군에서 복무한 뒤 공원 관리 업무를 하다 은퇴했다. 그는 은퇴 이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87세 생일에는 카누를 타고 미시시피강 전 구간을 이동해 최고령 완주 기록을 세우는 등 고령에도 새로운 목표에 계속 도전해왔다. 이원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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