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만 1억…트럼프 장남, ‘러시아 재벌’ 돈으로 호화 결혼파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올리가르히(정경유착 재벌) 돈으로 초호화 결혼식 파티를 연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일가는 2016년 대선 때부터 러시아 돈을 받았다는 의심을 사왔다.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의 14일(현지시각) 기사를 보면, 러시아 재벌이자 국제복싱협회(IBA) 회장인 우마르 크렘레프(43)는 5월23, 24일 이틀간 카리브해 바하마에서 열린 트럼프 주니어 결혼식 피로연 비용 전액을 댔다. 크렘레프는 하루 약 10만달러(1억3600만원)인 섬 임차료와 7만달러(9500만원)짜리 불꽃놀이 등 수십만달러를 썼다. 돈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국제복싱협회 산하 법인에서 나갔다.
피로연에는 트럼프 주니어의 측근 50여명이 참석했다. 그의 매제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동생 에릭 트럼프 등이 있었다.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회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과 밴처캐피털인 ‘1789 캐피털’ 임원들도 끼었다. 크렘레프와 국제복싱협회 임원, 전직 러시아 방산업체 임원 등 러시아인들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주니어의 ‘최측근’들만 모인 파티에 영어를 거의 못하는 러시아인들이 나타나자 하객들은 의아해했다. 한 하객은 프로퍼블리카에 “‘저 사람들은 여기서 뭘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크렘레프는 복싱 프로모터 출신으로 러시아 권력의 핵심부에 접근한 사업가다. 러시아 독립 언론 프로옉트 미디어에 따르면 그는 원래 루트풀로예프라는 이름으로 타지키스탄에서 태어났으나, 폭행·공갈 등 전과를 지우기 위해 2010년 지금 이름으로 개명했다. 이후 친푸틴 성향의 오토바이 갱단 ‘나이트 울브스’(밤의 늑대들)에 가입해 간부직에 오르면서 크렘린 경호 책임자 알렉세이 루베즈노이와 가까워졌다.
이 인맥으로 2017년 러시아복싱연맹 회장에 올랐고, 2020년 국제복싱협회 회장이 됐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이 협회의 스폰서가 돼 수천만달러를 지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돈줄을 국영기업 한곳에만 의존하는 재무구조 등을 이유로 2023년 국제복싱협회의 올림픽 복싱 경기 주관 권한을 박탈한 바 있다. 크렘레프는 4월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 훈장인 ‘우정 훈장’을 받는 등 크렘린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 결혼 며칠 전에도 푸틴 대통령 수행단으로 중국에 다녀왔다.
트럼프 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17∼2021년) 때부터 ‘러시아 유착’ 의혹을 받아왔다. 트럼프 주니어는 대선을 앞둔 2016년 6월 러시아 변호사로부터 ‘상대 후보에 타격을 줄 정보를 주겠다’는 이메일을 받고,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그와 비밀리에 만난 바 있다. 이후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한 특검은 2019년 4월 최종 보고서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의 러시아 공모는 입증하지 못했지만, 러시아가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했다”고 결론 내렸다.
트럼프 주니어 부부는 이날 보도 뒤 인스타그램에 낸 성명에서 “우리의 소중한 친구 우마르는 결혼식(본식)이 끝난 뒤 정말 멋진 이틀 밤의 축하 행사를 매우 후하게 마련해줬다. 이것은 친구가 준 믿을 수 없을 만큼 성대한 결혼 선물이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 훌륭한 친구를 둬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감사하기를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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