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집단·91개사 ‘대기업’ 편입…사익편취 규제 대상 1000곳 돌파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를 규제하기 위한 정부 감시망에 들어온 기업이 올해 처음으로 1000곳을 넘어섰다. 신규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한꺼번에 수십개 계열사가 편입된 영향이 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 소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올해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102개 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89개 집단과 그 소속회사 3293개사가 분석 대상이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88개 집단 소속 1047개사로 집계됐다. 전체 분석 대상 회사의 31.8%에 해당하는 규모로, 지난해 958개사보다 89개사(9.3%) 늘었다. 이 중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회사가 431개사, 이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계열사가 616개사다.
이는 올해 8개 집단·91개사가 대기업집단으로 대거 편입된 영향이다. 신규 지정 집단 중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라인(40개사)이 가장 많았고, 대명화학(14개사), 웅진(11개사), 일진글로벌(9개사), 희성(8개사) 등이 뒤를 이었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지정되면 공정위로부터 부당한 자금·자산·용역 거래, 일감 몰아주기, 회사 사업 기회 제공 등 법 위반 여부를 집중 감시받는다.
대기업집단의 주식 기반 보상 활용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체결된 주식 지급 약정은 15개 기업집단에서 총 585건으로, 전년(353건) 대비 65.7%(232건) 급증했다. 회사별로는 삼성이 317건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SK 68건, 한화 42건, 두산 26건, 아모레퍼시픽 22건 순이었다.
임원으로 재직 중인 총수 및 친족과 주식 지급 약정을 체결한 집단도 6곳(11명, 19건)에 달했다. 두산·아모레퍼시픽·교보생명보험은 총수와, 한화·웅진·유진은 총수 2세와 약정을 체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식 지급 약정이 체결된 것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향후 총수 일가나 대기업집단 소속 특수관계인에게 지배력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는 233개로, 지난해(1435개)보다 1202개(83.8%) 감소했다. 특히 사조그룹이 자발적 구조개편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1426개에서 220개로 1206개 줄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소유와 지배 간 괴리’ 현상은 여전했다. 총수 일가의 직접 평균 지분율은 3.5%에 불과했으나, 계열사 지분(55.5%)을 동원한 전체 내부 지분율은 61.4%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총수 일가의 직접 지분과 기업집단 전체 내부 지분 간 격차 수준은 그대로였다.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여전히 전체 집단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22개), SK(11개), 한화(8개), 네이버(7개) 등 34개 집단 소속 115개 국외 계열사가 88개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순환출자 해소 등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 노력도 있었으나, 소유·지배 간 괴리가 여전하고, 해외 계열사를 통한 국내 계열사 출자도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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