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용 D램, 2030년 수요 20배 뛴다…삼성·SK 새 먹거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키운 데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이 메모리 반도체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는 2030년 휴머노이드 로봇에 들어가는 D램 수요가 올해의 약 20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의 '브레인'에 필요한 D램 수요는 올해 약 8300테라비트(Tbit)에서 2030년 약 17만 2천Tbit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로봇 보급 자체가 늘어나는 데다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도 커지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 한 대에 탑재되는 평균 D램 용량은 올해 19기가바이트(GB)에서 2030년 39GB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의 브레인은 사람의 두뇌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카메라와 라이다, 촉각 센서 등으로 주변 정보를 받아들인 뒤 이를 분석해 로봇이 어떻게 움직일지 결정한다. 최근에는 여러 센서에서 들어온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해 곧바로 행동으로 연결하는 AI 모델이 확산하면서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지고 있다. 주변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월드모델'까지 활용되면서 저장·연산에 필요한 용량도 커지는 추세다. 메모리 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HBM이 핵심이지만, 배터리로 움직이는 로봇은 전력 소비가 중요한 만큼 저전력 D램인 LPDDR과 고용량 낸드플래시가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30일 실적 발표에서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에는 통상 200GB를 넘는 메모리와 수 테라바이트(TB)의 저장장치가 탑재된다"며 "휴머노이드 로봇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메모리와 저장장치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가 예상되는 업체로 꼽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가 33%였다.
AI 서버가 HBM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린 데 이어 휴머노이드 시장이 성장할 경우 저전력 D램과 낸드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는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아 용량과 효율을 높이는 3D D램도 로봇용 메모리의 주요 기술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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