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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란전 6개월’ 수렁 빠진 미국…전쟁 목표 증발, 호르무즈만 막혀

Hankyoreh ·
‘이란전 6개월’ 수렁 빠진 미국…전쟁 목표 증발, 호르무즈만 막혀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28일로 6개월을 맞았다. 이란 핵 제거라는 미국의 전쟁 목표는 증발했고, 호르무즈해협이 막혔다. 미국은 전쟁 수렁에 빠졌다. 6개월간의 이란 전쟁은 미국과 세계에 큰 파장을 지속하고 있다.

■ 전쟁의 장기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월28일 이란에 공습 명령 직후부터 ‘이란 핵무기 제거’를 위한 단기 작전임을 강조했다. 그는 3월1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당초 4주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했고,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전쟁이 4∼5주 걸릴 것으로 장담했다.

하지만 전쟁은 3달 넘게 진행됐고, 휴전을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 협상은 6월17일에서야 양국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서 타결됐다. 60일간 협상 기간 동안 본 협정을 체결키로 한 양해각서는 서명한 지 며칠 만에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놓고 양쪽이 충돌하며 파기되기 시작했다. 호르무즈에서 유조선 공격이 있자, 미국은 6월26∼27일 페르시아만 일대의 이란 군사시설을 집중 공습해 충돌이 재개됐다. 이란 역시 28일 바레인의 미 해군 5함대 기지 등 중동의 미군 기지들을 보복 공격하는 등 양쪽의 무력 충돌은 7월 하순까지 이어져, 양해각서는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다.

미국은 8월 들어서 이란 공격을 중단하고, 다시 봉쇄로 선회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24일 디지털 자산·기술·금·항공·해운 등 이란의 5대 핵심 자금줄과 3국 대리 거래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 강화 등을 담은 ‘경제적 추방 작전’을 선언해, 이란 전쟁은 교착 상태로 빠졌다.

■ 이란 핵 능력 제거 등 전쟁 목표 증발= 트럼프는 이란 핵 능력 제거를 전쟁의 주요 목표를 내걸었으나, 이란 정권 교체를 노리는 등 전쟁의 목표를 최대치로 잡았다. 개전과 동시에 이스라엘의 정밀 폭격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쿠르드족을 동원한 침공으로 내부 봉기를 일으켜 정권 전복을 노렸다.

하지만, 이란은 전쟁 발발 9일째인 3월8일 사망한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며 강성 지도부로 구성하는 한편 혁명수비대 중심의 항전 체제를 꾸렸다. 미국의 전쟁 목표 중 하나가 미사일 능력 제거 등이었으나 이란의 군사 능력도 유지됐다. 트럼프는 3월26일 기자들에게 이란의 미사일과 발사대 시스템의 약 90%가 무력화되는 등 미사일 전력이 대부분 파괴됐다고 주장했고, 5월19일 기자회견에서는 “이란 미사일 전력의 82%가 사라졌다”고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란은 개전 첫날부터 바레인의 미 5함대 기지를 타격하는 등 중동 전역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다. 또 그 이후에도 미사일 및 드론 공격으로 중동의 미군 기지들을 불능화시켰다. 워싱턴의 전쟁연구소(ISW) 등 미국 싱크탱크 및 미 정보당국도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적어도 50% 이상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3월 말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보유량 중 약 3분의 1만을 파괴했다고 확신하고,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온존됐고, 나머지는 불분명하지만 폭격으로 인해 지하 터널과 벙커에서 손상되거나 파괴되거나 묻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엔엔은 지난 4월3일 미 정보기관 기밀평가를 인용해, 이란 탄도미사일 발사대의 약 50%가 파괴되지 않았고, 호르무즈를 연안 방어용 지대함 크루즈 미사일 전력도 남아 있으며, 드론 전력은 50%가량 유지됐다고 전했다. 특히, 미군의 공격으로 이란의 미사일 전력은 완전히 파괴된 것이 아니라 기지의 출입구 봉쇄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무력화라고 평가됐다.

이란은 전쟁에 대비해 각 지역의 군 지휘관이 자율적으로 대처하는 이른바 모자이크 전략을 완비하고, 미사일 전력도 고정식 기지가 아닌 이동식 발사대에 실어 전국으로 분산 배치해 역량을 보존했다. 이란이 여전히 기습 교란 능력을 과시하자 미국은 다시 해상 봉쇄 및 경제 제재로 전략을 전환할 수 밖에 없었다.

■ 호르무즈해협 봉쇄만 초래= 전쟁은 첫날부터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불렀다. 전쟁이 발발하자 혁명수비대 해군은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상선들에 무전으로 “어떠한 선박도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알렸고,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유조선을 “불태우겠다”며 “이 지역에서 단 한방울의 석유도 나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3월4일 해협의 공식 폐쇄를 선언했다.

그 이후 전쟁은 호르무즈를 둔 각축이 됐고, 미국의 전쟁 목표도 호르무즈 개방으로 바뀌었다. 미국은 전쟁으로 호르무즈 봉쇄 사태를 야기하고는, 그 개방을 전쟁 목표로 삼는 착종된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이란은 이슬람혁명 이후 여러 차례 호르무즈 봉쇄를 위협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이번에 미국의 침공을 고리로 해협 폐쇄를 단행하면서 실제적인 장악력을 확보한 셈이다.

전쟁 이전 하루 100∼130척이던 선박 통행량은 8월 말 현재 4∼10척으로 90∼95%나 격감했다. 해협의 폐쇄로 페르시아만 일대의 원유 수출은 전쟁 전 하루 1700만배럴에서 8월 현재 900만배럴로 47%가 줄었다.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대 중반이던 국제원유가는 5월에 100달러를 넘었다가 최근 8월에는 85달러 내외를 기록 중이다.

6월 체결된 양해각서에서도 호르무즈 개방이 최대 이슈였다. 미국이 이란에 약속한 이란 경제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 해상봉쇄 해제 등도 이란의 호르무즈 개방을 대가로 한 것이다. 이란은 이제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자신의 관리와 통제 하에 두겠다는 입장이 확고해, 이를 종전의 조건으로 삼고 있다.

■ 미국의 무기 소진 등 전략 취약성 노출= 이란은 개전 첫날부터 미사일 및 드론 공격으로 페르시아만 일대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 미국 동맹국의 미군 기지뿐 아니라 원거리의 요르단 및 이스라엘을 타격했다. 미국은 해공군의 원거리 타격으로 이란을 공격한 데다, 이란의 값싼 드론 및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며 고가의 고도정밀유도무기를 소진했다. 전쟁 전부터 댄 케인 합참의장 등 미군 지휘부는 공격용 크루즈 미사일 및 패트리엇 등 방어용 미사일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 현실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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