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휴전 9개월… ‘파괴의 신’은 여전히 그 자리에
최근 찾은 캄보디아 북부의 산간 마을 촘칸산에 있는 프레아비헤아르 사원 일대는 반(半) 폐허였다. 주민들은 폭삭 무너진 집 옆에 얼기설기 판자를 얹어놓은 임시 거처에 살고 있었다. 상수도가 끊겨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하고 있었다. 부서진 벽 한쪽에는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의 사진이 걸려있었다. 캄보디아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과 실권자인 훈센 상원의장(전 총리)의 사진이었다. 유명 관광지 앙코르와트가 있는 도시 시엠립에서 차로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지난해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2025년 5월 이곳에서 태국·캄보디아의 국경 분쟁이 불붙으면서, 동남아를 대표하는 유력 정치 가문인 캄보디아 훈센가와 태국 탁신가의 싸움으로 번졌다. 그 여파로 태국의 현직 총리가 쫓겨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2월 휴전에 돌입할 때까지 7개월간 양측에서 군인 100명이 숨졌고, 날아온 포탄에 사원 주변 마을이 쑥대밭이 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최대 10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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