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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늦추면 관세 인상” 압박에도 ‘1호 사업’ LNG 발전소 건설, 막판 고심하는 이유는?

Kyunghyang Shinmun ·
“투자 늦추면 관세 인상” 압박에도 ‘1호 사업’ LNG 발전소 건설, 막판 고심하는 이유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정부가 이르면 8월 말로 예정된 대미투자 1호 사업 발표를 앞두고, 미국 측과 막판 조율을 이어가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관세 인상 카드를 내세워 신속한 대미투자를 압박하고,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유력한 상황에서도 세부 쟁점 조율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상업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차분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8월 말 또는 9월 초 정도에 프로젝트 발표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막판이 되면서 실무적으로 다양하고 구체적인 쟁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미국 측과) 화상회의도 하고 실무 접촉도 했는데 전체적으로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어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대미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관세를 올리겠다고 정부를 압박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김 장관은 올해 초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에 속도를 내자고 말해왔다면서 “그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서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3500억달러 대미투자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강제노동 관세’ 12.5%를 부과했고, 조만간 ‘과잉생산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한국의 투자 이행 지연을 핑계로 미국 정부가 ‘15% 마지노선’ 약속을 깰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 장관은 “예단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과잉생산 관세 발표 시점에 대해 “미국이 우리와 이야기할 때는 8월 말 정도로 이야기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더 길어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애초 미국 텍사스주에 6.3기가와트(GW) 규모의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1호 사업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이르면 이달 말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다. 김 장관은 여전히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1호 프로젝트로 유력한지 묻는 질문에 “기다려보자”며 “당초에 얘기했던 대로 지금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가치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전 세계 LNG 생산의 20%를 담당했던 카타르가 중동 사태로 한국 등 주요국에 장기 공급 계약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미국산 LNG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2025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LNG 수출 중단 조치가 해제되면서 대규모 개발 사업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에너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2029년까지 하루 139억입방피트 수출 물량 추가 계획을 세웠다. 1입방피트는 약 28ℓ 규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 장기화로 고유가 고착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북미 LNG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북미 LNG 생산과 수출 확대, 투자 결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조건 속도전만 펼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최소 7개 이상의 LNG 터미널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이 지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 찰스’ LNG 프로젝트는 비용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 10월 최종투자결정이 연기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단된 첫 번째 LNG 프로젝트 사례로 기록됐다. LNG 사업이 집중된 미국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 숙련공 임금은 지난 3년간 약 40% 상승했고, LNG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 비용은 50% 이상 증가했다. 정부가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낙점한 지역도 텍사스주다.

환경 문제도 짚어야 한다. 2024년 8월 미국 항소법원은 텍사스주 동남부에서 진행되던 LNG 터미널 사업과 리오그란데 LNG 터미널 사업에 대해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승인을 취소했다. FERC가 지역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충분히 연구하지 않았다는 환경단체와 주민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다. 이 외에도 금융 비용 증가와 미국 현지 기업의 잦은 경영진 교체를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국은 세계 3위 LNG 수입국으로서 북미 LNG 공급 확대를 계기로 북미를 핵심 공급 축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도 “가격 변동성과 공급 위험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정책과 정권 변화에 따른 변동성을 최소화할 방안도 함께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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