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650] 울분 삼키며 세운 ‘天地門’
화가 윤형근(尹亨根·1928~2007)의 ‘엄버-블루’다. ‘엄버’는 흙에서 유래한 갈색 안료이고, ‘블루’는 하늘을 닮은 색이다. 윤형근은 밑칠하지 않은 마포를 눕혀 두고, 엄버와 블루를 각각 오일에 묽게 풀어 큰 붓으로 거듭 칠했다. 붓을 따라 드러난 색은 어둡지만 완전히 검지는 않다. 그 형상은 기둥 같기도 하고, 높은 암벽이나 고목이 서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바탕의 올을 따라 서로 다른 속도로 스며 번져 나간 안료는 형태의 윤곽을 따라 미세한 층위를 만들었다. 화가는 이를 ‘천지문(天地門)’이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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