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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50대에 ‘3가지’만 피하면…치매 13년 늦춘다

Hankyoreh ·
50대에 ‘3가지’만 피하면…치매 13년 늦춘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인생의 50대는 노년에 들어서는 문턱이었지만, 장수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말 그대로 중년의 정점을 통과하는 시기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수십년 남아 있는 노년기 건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50대에 들어선 중년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노후 건강 문제 가운데 하나가 치매다. 장기간에 걸쳐 자신은 물론 가족의 삶의 질까지 무너뜨리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은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즉 주요 발병 연령대인 65살을 기준으로 역산하면 40대 후반~50대 초반부터 뇌에 쌓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24년 랜싯 치매예방위원회는 흡연, 우울증, 신체활동 부족, 당뇨 등 주요 위험 요인은 중년기에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예방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병리 축적이 시작되는 40대 후반부터 50대까지가 노후 치매 위험을 관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뜻이다.

미국 뉴욕대 랭곤헬스가 중심이 된 연구진은 45~65살(평균 56살)의 미국 성인남녀 1만2409명의 건강 데이터를 평균 2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담배를 피우지 않고 당뇨병과 고혈압을 예방·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노년기 치매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을 최대 13년 가까이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신경학 오픈 액세스’(Neurology Open Access)에 발표했다. 연구 기간 동안 전체의 4분의 1인 3008명이 치매에 걸렸고, 5238명은 치매에 걸리지 않고 사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중년기에 당뇨병과 고혈압을 앓으면서 흡연까지 한 사람은 이 세 가지 위험 요인이 모두 없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2.7배 높았다. 흡연과 고혈당, 고혈압을 분석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 세 가지가 뇌혈관을 손상시키고 염증을 일으켜 기억력과 학습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를 파괴해, 뇌혈관 질환과 치매 위험 및 조기 사망률을 크게 높이는 대표적이면서도 조절 가능한 혈관 위험 인자이기 때문이다.

성별, 학력, 신체 활동 정도, 체질량 지수,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유전적 위험 요인인 아포지단백E(APOE) 유전자 변이형 등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요인들을 고려해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끌는 것은 ‘치매 없이 삶을 유지하는 기간’의 차이다.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피한 참가자들은 세 가지에 모두 해당했던 이들에 비해 치매 없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이 평균 12.6년 더 길었다.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들은 연구 시작 시점부터 평균 30.1년 동안 치매 없이 생활했다. 반면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진 사람들은 그 기간이 평균 17.5년에 그쳤다. 여성은 위험 요인 수와 관계없이 남성보다 치매 발병 없이 더 오래 살았다.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진 여성은 18.1년, 남성은 16.6년 동안 치매 발병 없이 살았다.

위험 요인을 1개나 2개만 줄여도 치매 발병을 늦추는 효과는 뚜렷했다.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보유한 사람에 비해, 위험 요인을 1개 줄이면 약 4년, 2개 줄이면 약 8년간 치매 발병이 유예됐다. 치매 발병 후 평균 생존 기간은 3.0~4.1년이었다. 85살이 되었을 때, 위험 요인 3개를 가진 사람 중 치매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7%에 불과했지만,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 중에서는 35%가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

세 가지 위험 요인을 모두 가진 사람은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은 약 3배 높았지만, 치매가 발병하기도 전에 다른 질병으로 먼저 사망할 확률은 5배 이상 높았다.

연구를 이끈 조지프 코레시 교수는 ”50대에 이러한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노년기에 치매 없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치매와 사망 위험 없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시간을 10년 이상 더 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와 고혈압 예방의 핵심은 규칙적인 운동과 과도한 당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선 난청이나 사회적 고립, 대기 오염 등 치매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리처드 시오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따라서 세 가지 중년기 위험 요인을 피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치매 예방 또는 지연 효과는 연구에서 제시한 것보다 크거나 작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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