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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터뷰] “눈앞에서 홍수 휩쓸린 친구 4명…아이가 잠을 못 잡니다”

Hankyoreh ·
[인터뷰] “눈앞에서 홍수 휩쓸린 친구 4명…아이가 잠을 못 잡니다”

“가장 친한 친구 4명이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을 눈앞에서 본 뒤 잠을 잘 수 없다고 했습니다. 부모를 비롯한 가족과도 떨어져 있었지만 울지는 않았어요. 다만 눈에 슬픔이 가득했습니다.”

아유시 조시 세이브더칠드런 네팔 프로그램 개발·품질·영향 국장(39)은 지난 31일 한겨레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네팔 대홍수의 피해가 가장 심했던 곳 중 하나인 누와코트의 임시 수용시설에서 만난 여자아이의 사연을 전했다. 또 다른 아이는 시설에 온 지 며칠째 옷을 갈아입지 못한 상태였다고 했다.

2015년 네팔 대지진 피해자이기도 한 조시 국장은 “이번 참사는 사회기반시설 파괴에 그치지 않는 인간적·심리사회적 위기”라며 “교육과 건강, 보호, 심리사회적 안녕의 단절은 긴급 상황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네팔 대홍수 속에서 목숨은 겨우 부지했지만,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아동들은 늘어나고 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이 31일(현지시각) 발표한 상황보고서를 보면, 대홍수로 라수와·누와코트·다딩·고르카·타나훈에서 어린이 2만2100명을 포함한 약 6만5000명이 피해를 봤고, 의료시설 6곳을 비롯한 주요 기반시설의 파괴·훼손도 심각했다. 앞서 세이브더칠드런은 네팔 북부 피해 지역에서 학교 최소 69곳이 파괴되거나 훼손돼 학생 1만8918명의 교육이 위기에 놓인 것으로 집계했다.

아눕 라나 월드비전 네팔 현장사업 총괄국장(53)도 1일 한겨레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전체 사망자 900여명 가운데 어린이가 최소 37명 포함됐고, 약 200명의 어린이가 실종됐거나 부모와 떨어진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고 말했다.

살아남은 아이들이 머무는 대피소도 빠르게 과밀화하고 있다. 조시 국장은 수용시설 통합으로 한 시설의 아동이 약 30명에서 60명 이상으로 늘었지만 화장실과 식수·위생시설, 의료 서비스는 부족해 아이들 일부는 기침과 고열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누와코트는 홍수 전부터 아동 발육부진율이 32%, 소모증(급성 영양실조) 비율이 12.1%에 이르러 건강·영양 상태가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라나 총괄도 부연했다.

대피소 과밀화 속에서 아동의 안전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성인과 아동을 함께 수용하는 개방형 대피소에서는 아동·여성을 대상으로 한 젠더 기반 폭력 등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드비전도 라수와 내 여아의 조혼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재난이 취약 아동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구호단체들은 생존 지원과 교육 복구에 나섰다. 월드비전은 누와코트 비두르에서 15일분 식량과 정수제, 식수·위생시설과 안전한 쉼터 제공 등에 집중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라수와·누와코트·다딩 등 수용시설 11곳에 아동친화공간과 임시 학습공간을 마련해 정신건강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조시 국장은 “교육은 아이들이 자라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학교 재건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수 직전 학생 900여명을 대피시켜 목숨을 구한 라젠드라 다와디 트리부반 트리슐리 중등학교 교장도 아이들을 위한 심리상담과 임시 공간에서의 조속한 수업 재개를 촉구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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