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길이 거대한 협곡… ‘중앙아시아의 그랜드캐니언’을 가다
끝없는 평원이 지평선과 맞닿은 유라시아의 심장,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동쪽으로 약 200㎞, 사방을 둘러봐도 지평선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황량한 스텝(Steppe·초원) 지대를 달린다. 지루함이 극에 달할 즈음, 대지가 갑자기 무섭게 갈라지며 깊은 음영을 드러낸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거대한 협곡, 차린 캐니언(Charyn Canyon)이다. 길이 약 154㎞, 깊이 최대 300m에 달하는 이 장엄한 균열은 대자연이 유라시아 대륙 한복판에 조각해 놓은 붉은 서사시다. 이곳은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 빗대어 ‘중앙아시아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지만, 차린에는 이 땅만의 거칠고 고독한 야성이 깃들어 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 아래 이토록 깊고 복잡한 세계가 숨어 있으리라고는 가까이 다가설 때까지 짐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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