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1면 사진 받았으니 뒤늦은 항소는 부적법?…대법 "파기환송"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자신도 모르게 민사 소송이 진행돼 1심에서 패소한 피고가 판결문 1면 사진을 받았다고 해서 뒤늦은 항소를 부적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원고 A씨가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학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동업 계약을 체결한 B씨가 계약을 위반했다며 지난 2019년 4월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1심 소송 당시 사업을 위해 베트남에 거주했는데, A씨가 소장에 피고 주소를 주민등록지인 서울로 기재함에 따라 소송에 참여하지 못했다. A씨는 2020년 5월 1심에서 전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B씨의 추완항소가 기한을 넘겼다며 이를 각하했다. 이때 2021년 12월 이들이 나눈 휴대전화 메시지를 근거로 들었다.
당시 A씨는 사건번호와 원·피고 이름, 주문이 포함된 1심 판결문 1면을 사진으로 전송했고, 이에 B씨는 "이미 사본을 갖고 있다(I already have a copy of that)"고 답했다.
2심 재판부는 늦어도 이때 B씨가 1심 판결이 선고됐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보고, 이를 기점으로 2주 이내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추완항소가 부적법하다고 본 것이다.
추완항소 기간의 기산점인 '사유가 없어진 때'는 단순히 판결 선고 사실을 알았을 때가 아니라 그 판결이 '공시송달로 송달된 사실'까지 안 때를 의미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은 "원고가 피고에게 전송한 사진 등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은 법원명과 사건번호, 당사자, 주문 및 청구 취지뿐으로 구체적 청구 원인까지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그 판결이 공시송달된 사실까지 알 수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진 등 전송 시점 및 그 이후로도 A·B씨가 사진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보거나 설명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고 부연했다.
대법원은 B씨의 답변 내용 중 '사본(copy of that)'이 판결문 사본을 의미하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봤다. 해당 메시지 대화가 이들이 다른 문제로 다투고 있던 와중에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판결이 공시송달된 사실을 알지 못한 것에 피고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이 관련 법리를 오해했다고 지적했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08/24 06:00 송고 2026년08월24일 06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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