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기료 10% 내리면 지방갈까…실효성 없으면 한전 부담만↑(종합)
대권역으론 4개로 나뉘는데, 남부권(영·호남)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현재(2025년 기준 평균 1kWh당 181.9원)보다 13∼18원 싸진다. 인하률은 최대 10%이다.
비수도권에서 생산한 전기를 대규모 전력망을 통해 수도권에 공급하는 구조를 깨고, 비수도권이 싼 전기요금을 무기로 기업을 유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정부 기대다.
당국은 "전기요금은 기업이 투자·입지를 결정할 때 고려하는 주요 요소"라고 강조했지만, 이번에 제시된 차등 폭이 기업을 유인할 만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공청회에 패널로 참석한 이유수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은 전기요금만으로 이전을 결정하지 않는다"면서 "기반시설, 세제 혜택, 고용관계,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업이 다른 여건은 안 고려하고 전기요금만 고려해 (사업장을) 이전했다고 한다면 기반시설 등이 없기에 사회적으로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려면 재정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면서 "전기요금이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 신호로 역할을 하려면 공급 비용 외에 다른 요인은 고려돼선 안 되는데, 이번에 균형발전까지 고려해 비수도권에 산업용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면 (시장이) 상당히 왜곡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대한상공회의소 그린에너지센터장은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이미 지방에 자리한 업종은 즉각적인 원가 경쟁력 개선을,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등 신규 투자를 고려하는 업종은 입지 결정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전기요금이 싸더라도 의료와 교통 등 정주 여건이 부족하면 기업은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송전에 드는 비용'뿐 아니라 균형발전 등의 요소까지 고려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정책목표가 달라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이 변동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기업 입장에선 투자를 결정할 때 변수만 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산업용 지역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늘어나는 한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요금, 전력도매가격(SMP)도 지역별로 달리하기로 했는데, 이는 재생에너지 확산세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제도 변화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생에너지 사업 자본 조달 비용을 늘려 재생에너지로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산업용 지역 요금제로 작년 51조원이었던 한전 산업용 전이 판매 수익이 7%(약 3조5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의 경우 발전소주변지역법에 따른 지원을 이미 받고 있고, 발전소로 인한 인구 유입과 세수 증가 등의 효과도 있는 만큼 전력 자급률에 따라 전기요금을 낮춰주면 혜택을 중복으로 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전기요금 차등제는 수도권 전력수요를 줄이고 비수도권에 차별적 요소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던 것"이라면서 "전국적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해 할인하는 방식은 핵발전소(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한 영남과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중부 전기요금이 수도권보다 낮아 전력 다소비 업종이 더 많이 모이는 결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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