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포기안해' 가짜뉴스 사실로 둔갑해 협상 방해"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도권으로 확산, 사실로 둔갑해 협상을 방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5일 오전 팔로워가 17만여명인 한 인도의 익명 엑스 계정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아흐마드 바히디 사령관이 "이스라엘과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한 이란도 핵무기 개발 야망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는 보도를 인용한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 인용구는 이스라엘 측 계정을 통해 순식간에 퍼졌고 이스라엘 보수성향의 한 방송사가 '이란이 핵폭탄을 제조 중이라는 사실을 처음 공식 인정했다"고 해석했다. 몇 분 만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아들이 이 보도에 반응하더니 급기야 3시간 뒤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에까지 등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오늘 우리는 혁명수비대 사령관 바히디가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밝히는 걸 들었다"며 기정사실화했다.
미국 쪽에서도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 대사와 공화당 릭 스콧 상원의원이 이 가짜뉴스를 공유했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 역시 이란의 이중성을 방증한다며 이란의 자백에 가까운 발언이라고 해설했다.
클렘슨대 미디어포레식랩에서 가짜뉴스 확산을 연구하는 대런 린빌 연구원은 이를 '서사 세탁'(narrative laundering)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선전가들이 거짓 정보를 유포한 뒤 여러 출처를 거치게 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수법이라는 것이다.
NYT는 이 가짜뉴스가 폭발적으로 유포되는 데 '모사드 코멘터리'라는 영향력이 큰 계정이 촉매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이 계정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진 않았다.
이 계정의 운영자는 NYT에 문제의 인용구가 바히디 사령관이 라디오에서 한 말로 믿었으나 정확한 출처는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실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의문이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려 한다는 내 믿음에 부합했기 때문에 글을 올렸다"고 해명했다.
NYT는 "이 가짜뉴스를 누가 조작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고 있으며 이란과의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오랜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또 이 가짜뉴스 유포 사건이 하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에 평화 협상을 할 기회를 준다며 모든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08/17 15:37 송고 2026년08월17일 15시3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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