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결례? 신경 안 써!…미, 레이싱 대회 전날 ‘대사 초대’ 취소 통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최근 워싱턴에서 연 인디카 레이스에 각국 대사들을 귀빈석으로 초대했다가 행사 전날 취소했다.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의 25일(현지시각) 보도를 보면, 미 국무부는 지난 23일 워싱턴에서 열린 인디카 경주 대회 전날 일부 대사관에 귀빈(VIP) 초대가 취소됐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2주일 전 각국 대사들을 귀빈으로 초청했는데 대회 전날 돌연 취소한 것이다. 대신 국무부는 앱으로 다른 일반인처럼 무료 입장 티켓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공지했다.
이 때문에 여러 국가의 대사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여러 대사가 이메일을 보지 못해 대회 당일 오전 집결지인 국무부 본부인 해리 트루먼 건물에 모였다가 귀빈 초대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부 대사들은 대회 이틀 전 ‘동반자를 데려올 수 있다’는 안내에 동반자를 초대했다가 곤란을 겪기도 했다. 한 고위급 외교관은 중요 업무 행사라 생각해 휴가를 줄여 워싱턴으로 복귀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초대가 취소된 대사들은 백악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소속 국가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이 매체에 요청했다.
당시 귀빈석에는 빈자리가 남아 있어 초대를 취소한 이유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마기 마카리오 도일 모나코 대사는 당시 스위트룸에 “빈자리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다른 외교관들의 초대가 취소됐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귀빈석에 독일 등 타국 대사가 20명가량 있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대회 전날 귀빈석 초대를 취소한 것은 주최 기업의 변경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디카 대변인은 “어떤 사람에 대한 초대도 격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최 쪽인 펜스케 그룹은 이날 경기를 위해 경주 트랙에 3층짜리 건물을 짓고 각각 30~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귀빈용 스위트룸을 78개 만들었다. 스위트룸 대여료는 룸 1개당 20만달러(약 2억8천만원)였다. 주최 측은 개인들에게도 ‘챔피언스 클럽’이란 이름으로 귀빈석 입장권을 1인당 5500달러(약 760만원)에 팔기도 했다.
미 국무부 출신 제레미 샤피로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 연구책임자는 이번 일을 두고 “트럼프 정부는 외교관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주최한 인디카 레이스의 귀빈 초대가 외교적 결례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전통적인 외교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전 세계 90여개 국가·국제기구에 공석인 대사·대표직을 채우지 않고 있다. 대사가 공석인 국가는 현재 독일·우크라이나·파키스탄·말레이시아 등이 있고, 국제기구인 유네스코·유엔인권이사회·국제원자력기구(IAEA)·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미국 대표 자리도 비어 있다. 미국 외교관협회는 3500명의 외교관이 해고되거나 사임했고, 미 국무부는 지난해 직원 1000명을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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