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제정 100주년·훈민정음 반포 580돌…글씨 쓰고 전시 보며 의미 되새긴 시민들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이 한글로 와글와글 행사’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세종대왕으로 분장한 배우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자 훈민정음 반포 580돌을 맞은 9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다채로운 한글 행사가 열렸다.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며 연휴를 즐기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한국예술문화원 주최로 ‘제17회 광화문광장 휘호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3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 120명을 포함해 총 470여명이 참가했다. 올해 휘호대장을 맡은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징을 세번 치며 대회 시작을 알렸다.
청색 두루마기를 입은 참가자들은 광장 바닥에 앉아 한지 위에 먹과 붓으로 준비한 글씨를 써 내려갔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대회장을 보며 “장원급제 시험 같다” “참가하고 싶은데 현장 참가도 받았으면 좋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은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휘호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글씨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대회 참가자 해원(62)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 뜻깊다”며 “국민이 일상에서 외래어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글을 더 많이 쓰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가자 신영희씨(89)는 “한글이 없었다면 끔찍했을 것”이라며 “세종대왕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숙경 한국예술문화원 이사는 “한글날 100주년을 맞아 예년보다 사람이 많이 몰려 축제 분위기”라며 “외국인들이 아름다운 한글을 너무 좋아해, 한글이 국위선양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출신 조이 린 벨(61)은 “원더풀하고 어메이징한 한글”이라며 “한국 사극 드라마에서 붓글씨 쓰는 모습을 보며 감탄을 느꼈고,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도 출신 아딜라(23)는 “언어를 만든 날을 기념한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 한편에서는 ‘서울이 한글로 와글와글’ 행사도 진행됐다. 세종대왕 동상 앞에는 세종대왕 복장을 한 배우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한글 판박이, 한글 모자 등 여러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아이들은 한글색칠마당에서 색연필로 한글에 색을 칠했다. ‘바람’과 ‘바램’ ‘어떡해’와 ‘어떻해’ 등 헷갈리기 쉬운 맞춤법을 알아보는 전시도 진행됐다.
아이들에게 한글의 소중함을 알려 주려는 부모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광화문광장 인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글날 100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 ‘일구이륙 무한이륙’ 전시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내외국인 관광객 등이 단체로 전시를 관람하러 오기도 했다. 세종대왕 동상 지하에 있는 ‘세종이야기’ 전시관에도 전시를 관람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글날 제정 100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일구이륙 무한이륙’을 찾은 어린이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유치원생 두 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김모씨(39)는 “한글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한글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어서 방문했다”고 말했다. 전시를 유심히 보던 박정우군(6)은 “한글날이 100살이나 됐다니 나이가 많다”며 “세종대왕님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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