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깊어진 양극화…저신용 자영업 연체율 5년새 4∼5배로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도흔 기자 = 반도체 특수의 이면에서 긴축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호황의 온기가 고루 퍼지기도 전에, 고금리의 한기가 취약 계층부터 파고드는 모습이다.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것이 대표적이다. 비교적 신용도가 양호한 자영업자 연체율은 코로나19 때보다 낮아졌지만, 저신용 차주의 연체율은 5년도 안 돼 4∼5배로 치솟았다.
20일 연합뉴스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을 신용등급별로 분석한 결과, 2021년 말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신용도에 따른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을 확인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양호한 3등급은 2021년 말 0.07%에서 올해 8월 말 0.05%로 연체율이 오히려 낮아졌다. 작년 말(0.02%)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중간 수준인 5등급 연체율은 같은 기간 0.06%에서 0.46%로 상승했다. 작년 말(0.19%)과 비교하면 약 2.4배 수준이다. 다만, 연체율 자체는 1%를 밑돌았다.
7등급은 2021년 말 1.68%에서 올해 8월 말 6.58%로, 9등급은 4.56%에서 23.58%로 각각 연체율이 급등했다.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비율이 4년 8개월 만에 각각 3.9배, 5.2배로 뛴 것이다.
이 중 7등급은 연말 기준 연체율이 2021년 1.68%, 2022년 2.52%, 2023년 3.51%, 2024년 5.05%, 작년 5.53% 등으로 해마다 높아졌다. 9등급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취약 차주의 건전성 악화가 장기간 이어진 셈이다.
5대 은행 신용등급별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추이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자료 취합. 시점 3등급 5등급 7등급 9등급 10등급 2021년 말 0.07% 0.06% 1.68% 4.56% 32.03% 2022년 말 0.03% 0.11% 2.52% 9.89% 34.87% 2023년 말 0.01% 0.19% 3.51% 16.74% 30.99% 2024년 말 0.05% 0.36% 5.05% 18.62% 33.76% 2025년 말 0.02% 0.19% 5.53% 33.52% 38.20% 2026년 6월말 0.05% 0.25% 5.25% 22.37% 40.82% 7월 말 0.05% 0.32% 5.99% 18.69% 44.07% 8월 말 0.05% 0.46% 6.58% 23.58% 44.64%
7등급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5.25%, 7월 말 5.99%, 8월 말 6.58% 등으로 두 달 사이 1.33%포인트(p)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한 시기와 맞물린다.
9등급은 7월 말 18.69%에서 8월 말 23.58%로 한 달 새 5%p 가까이 치솟았다. 다만, 작년 말 33.52%, 올해 2월 말 42.03% 등보다는 낮아, 높은 수준에서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최하위인 10등급 자영업자의 지난달 말 연체율은 44.64%에 달했다. 작년 말(38.20%)보다 6%p 넘게 뛰었다. 부도 위험이 최고 수준으로 사실상 원리금 상환을 포기한 이들이 집중된 등급이다.
다만, 9∼10등급은 대출 규모 자체가 작고 신규 대출도 제한적이어서, 일부 차주의 연체나 등급 이동만으로 연체율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정상 등급일 때 대출을 받은 뒤 연체가 쌓이면 등급이 계속 하락해 7∼10등급까지 내려가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 그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확대로 취약 자영업자의 건전성 악화도 한층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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