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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장2’에 나온 ‘신라면 박스 침실’, PPL 아니었어?

Kyunghyang Shinmun ·
‘기안장2’에 나온 ‘신라면 박스 침실’, PPL 아니었어?

산중턱에 높이 5m짜리 현관문이 달린 초대형 집이 서있다. 겨우겨우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안쪽 구석에 말도 안 되게 큰 신라면 박스 2개가 지그재그로 쌓여있다. ‘이게 뭐지’ 수상해 하며 박스를 열자 ‘신라면 분말스프’ ‘신라면 후레이크’가 각각 적힌 베개 2개와 신라면 포장 모양의 이불이 깔려있다. 영락 없는 개인 침실이다.

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이 울릉도 바다 위에 숙소를 차린 시즌1에 이어 대관령에서 개장한 시즌2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22일 1~4화, 같은 달 29일 5~8화가 각각 공개됐고, 이달 6일 선보인 9~10화를 끝으로 시즌2는 막을 내렸다. 넷플릭스 주간 국내 시리즈 차트에서 2주 연속(9월21~27일, 9월28~10월4일) 1위를 기록했고, 최신 일간 집계인 지난 8일에도 국내 시리즈 1위에 올랐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도 일간 차트 10위 안에 진입했다.

기안84의 기발한 상상을 현실화한 숙소에서 특히 화제가 된 것 중 하나가 ‘대형 신라면 박스 침실’이다. 1층 박스는 걸그룹 르세라핌 멤버 카즈하가, 2층은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 김연경이 숙소로 사용했다. 시즌2 내내 신라면 침실은 수없이 등장한다. 1986년 출시한 신라면은 이미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425억개 넘게 팔린 K-푸드의 대표 주자지만, 기안장을 통해 또다시 국내외 시청자에게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었다.

당연히 간접광고(PPL)라고 생각하는 시청자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확인 결과 PPL이 아니었다. 농심 관계자는 9일 “(신라면)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제작사와) 사전 협의는 했지만, 저희가 광고비를 집행하고 PPL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제작사에서 ‘이런 형태로 신라면 디자인을 사용해도 되겠느냐’고 먼저 요청해 와 이를 허락했을 뿐 광고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제작진들 맛있게 먹으라고 라면 몇 박스는 보내줬다”고 덧붙였다.

기안장엔 신라면 침실 외에 롯데웰푸드의 대표 아이스크림 중 하나인 ‘와’ 포장 디자인을 본뜬 냉장고도 등장한다. ‘와 냉장고’는 수세미 모양의 대형 발판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 부엌에 설치돼 수시로 영상에 등장한다.

2000년 출시된 떠먹는 아이스크림 ‘와’는 2010년 생산을 중단하는 아픔도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2013년 재출시돼 현재까지 판매 중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미세한 얼음 알갱이를 섞은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다.

그런데 ‘와’는 기안장 출연 과정이 신라면과는 조금 달랐다. 롯데웰푸드와 넷플릭스에 확인했더니 제작사에서 ‘와’ 디자인 사용을 위해 롯데웰푸드 측에 따로 연락한 바는 없다고 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저희 제품이 많다 보니 방송 콘텐츠에 이런 식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부정적으로 사용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경우가 아니라면 따로 문제 삼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기안장에 나오는 신라면 침구류를 어디서 살 수 있느냐’고 묻는 글들도 볼 수 있다. 아쉽지만 현재로선 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 베개와 이불 등은 기안장 촬영을 위해 기획·제작한 소품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다. 앞선 농심 관계자는 향후 이를 상품화할 계획도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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