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증대 최우선"…국민연금 해외주식 의결내역 살펴보니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국민연금은 올해도 보유한 해외주식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외주식 의결권을 적극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와 기금공시 내역을 보면 의결권을 행사한 41개 기업 중 38개가 미국 증시에 본주 혹은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한 기업들이다.
이사회 표결 의안 중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진 건은 대부분 사외이사 장기 연임이나 주주총회 서면결의 도입 등 주주권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항들이었다.
주주제안은 총 84건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60건(71.4%)에 반대표를 던졌으나, 같은 맥락에서 주주권익 증대를 위한 주주제안과 관련해선 소액주주들과 손을 잡고 찬성 입장을 냈다.
이사회 의장 독립성을 위한 정책 도입, 이사 선임을 위한 집중투표제 채택, 차등의결권 폐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는 초다수결의제 폐지를 위한 건 등이 대표적 사례다.
올해 5월 27일 열린 메타 주주총회에선 전체 10건의 주주제안 중 '인권 실사 효과성 보고', '온라인 플랫폼 내 반유대주의 및 혐오 대응 보고', 'H-1B 비자(전문직 비자) 관련 반미국인 차별 평가 보고' 등 5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지난 6월 초 알파벳 정기 주총에서도 '기후 목표에 대한 공시 강화', '정치적 콘텐츠 관련 보고', '미국 이민정책 영향 관련 보고' 등 주주제안 10건이 우후죽순 상정됐는데, 국민연금은 7건에서 반대 입장을 냈다.
다만 인공지능(AI) 사업 관련 주주제안에서는 'AI 관련 이사회 감독' 등은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지 불분명하다"며 반대하면서도 'AI 데이터 사용 감독에 관한 보고'는 찬성하는 등 일부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마이크로소프트(MS) 주주총회에서도 '생성형 AI내 검열위험 보고', 'AI 데이터 활용 감독 보고', '인권취약 지역 데이터 운영 관련 보고' 등에 반대하면서 '인권 실사 관련 보고' 주주제안은 찬성했다.
국제 가톨릭 여성 단체가 내놓은 해당 제안은 자사의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술이 인권 또는 국제인도법 위반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MS의 인권실사 프로세스의 효과성을 평가해 보고서를 발간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 시설을 공격하면서 미국 빅테크가 제공한 기술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해당 기업들을 겨냥한 불매 운동과 투자 철회 등이 잇따랐다.
한편, 작년 11월 테슬라 주주총회에서는 'xAI 투자 승인을 위한 이사회 권한 부여', '임원 보상 계획에 지속가능성 항목 목표설정 및 공시', '아동노동 감사 요구' 등 주주제안에, 올해 초 애플 주총에서는 과도한 중국 의존에 문제를 제기하는 '중국 관련 사항 보고' 주주제안에 반대했다.
이밖에 공장식 축산기업 자금지원에 반대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일부 주주들이 제안한 '동물복지 리스크 관련 보고의 건' 등에 반대표를 던진 것도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되 주주권익 증대와 보유주식 가치 향상을 위해 사안에 따라 전략적 선택을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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