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진 빚 ‘40,000,000,000,000달러’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40조달러(약 5경5645조원)를 돌파했다.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변화로 ‘나가는 돈’은 커진 반면 각종 감세 정책이 잇따라 도입되며 씀씀이를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비용 급증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한편 부채 증가가 국민 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일일 현금 및 부채 잔액 보고서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의 총공공부채는 40조470억달러다. 이 중 공공 보유 국채는 32조2660억달러, 정부 내부 보유 부채는 7조7820억달러다.
2022년 1월 30조달러대를 돌파한 지 4년7개월 만에 40조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첫 임기를 시작했을 때(19조9500억달러)와 비교하면 10년이 채 되지 않아 2배 이상 증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년 동안 증가한 부채만 해도 3조달러에 이른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제외하면 가장 빠른 증가 속도”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023년 국가부채 40조달러 돌파 시점을 2028년으로 전망한 바 있다.
미국 국가부채가 급증한 배경에는 우선 인구 구조의 변화가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회보장과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반면 노동인구는 줄면서 세수가 부족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1기와 조 바이든 행정부, 트럼프 2기를 거치며 이뤄진 대규모 재정 지출과 감세는 나랏빚을 눈덩이처럼 불렸다. 지난해 7월 발효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큰 감세”라고 강조한 이 법안은 2034년까지 국가부채를 4조달러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대응 역시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10년간 증가한 부채 가운데 약 3분의 1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재정 지출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국채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고 부채 규모도 함께 불어났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돈을 거둬들이기보다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집권 당시 ‘국가 재정 안정’을 약속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연방 지출을 1조달러 줄이겠다고 공언하며 야심 차게 출범한 정부효율부(DOGE)의 현재까지 절감액은 2000억달러에 그친다. 그나마도 검증되지 않은 수치다.
지난 2월에는 이란을 공습하며 전쟁을 시작했고, 지난 4월 역대 최대 규모의 내년도 국방예산(1조5000억달러)을 책정했다. ‘나갈 돈은 많고 들어올 돈은 적은’ 상태가 계속될 공산이 큰 것이다.
국가부채가 결국 국민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 마야 맥기니스 회장은 “40조달러 부채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고 결국 국민 지갑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재정·경제 문제를 다루는 마이클 피터슨 피터슨재단 회장도 “지속적인 과도한 차입은 금리를 끌어올려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금리까지 상승시킬 것”이라며 “40조달러라는 숫자가 워싱턴 전반에 경각심을 주길 바란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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