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포로 1년8개월만 한국행…우크라와 다각적 물밑협상 결실(종합)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민선희 기자 = 작년 초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이 생포 약 1년 8개월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언급하면서다.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온 유용원 국회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사람이 며칠 전 무사히 대한민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이들 중 1명은 생포 당시 자살을 시도해 중상을 입었다. 북한군은 생포 위기에서 자폭하라는 지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국 탈북민 단체에 전달한 친필 편지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으로의 귀순 의사를 표명했지만, 우크라이나 수용소에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밝힌 내용이어서 자유로운 의사인지는 객관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외부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전쟁포로 보호를 담당하는 국제기구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면담 등을 통해 이들의 한국행 의사가 확인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의 한국행이 포로 교환 협상의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대응에 달려 있어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었다.
생포된 북한군이 러시아군 소속으로 인정된다면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협약'(제3협약)에 따라 그에게 전쟁포로 지위가 부여되고, 러시아로 송환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 입장에선 북한의 군사 지원을 받아온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군 포로 2명을 맞교환하자는 제의를 받는 등 전반적인 포로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난제였다.
하지만 북한군 포로를 본인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국제법상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며, 공개적으로 한국행을 원한다고 밝힌 이들이 북으로 돌아가면 심각한 인권침해 위협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한국행이 결정돼야 한다는 국제사회 여론도 거셌다.
한국 정부는 헌법상 한국 국민인 북한군 포로들이 귀순 의사를 명확히 한 만큼 이들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국제법 등 법률적 검토와 함께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의를 이어왔다.
이재명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7월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며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외교당국은 이러한 제반 상황과 국제법 등을 근거로 수십차례 우크라이나 측과 물밑 협상을 해왔으며, 비교적 협조적인 분위기 속에 논의가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방면으로 끈질기게 협상을 벌였고 이런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측이 포로 신병 인도에 무기·인도적 지원 등 조건을 달았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해 유 의원은 "제가 파악한 바로는 조건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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