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카메라만 있으면 돼” GPS 떼어버린 ‘별종 위성’ 첫 실증 성공…달·화성 진출에도 청신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23년 발사한 초소형 위성 4기 상상도. 위성항법시스템(GPS) 없이도 어느 궤도에 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NASA 제공
특정 인공위성이 어느 나라 상공을 지나는지, 비행 속도와 방향은 어떤지를 위성항법시스템(GPS) 없이 알아내는 기술이 우주에서 첫 실증됐다. 실증은 새로 개발된 기술이 실용화되기 직전의 단계다. 현재 위성은 GPS 없이는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없지만, 이번 기술은 우주 쓰레기 위치를 표지판 삼아 GPS를 대체하는 묘수를 냈다. GPS가 없는 달·화성에서 미래에 운영될 위성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여 인류의 우주 진출 속도를 높일 방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과학계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를 ‘랜드 마크’로 삼아 GPS 없이 위성의 위치와 비행 방향·속도·고도 등을 알아내는 전자 시스템을 지구 궤도에서 처음 실증했다고 밝혔다.
시스템 이름은 ‘팰컨’이다. 2023년 발사돼 고도 약 570㎞에 떠 있는 신발 상자 크기의 초소형 위성 4기에 각각 탑재됐다. 팰컨은 인간 개입 없이 위성을 자율운항하기 위해 시작된 ‘스탈링 임무’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지구 주변을 도는 위성은 고도 약 2만㎞에 떠 있는 GPS 용도 위성에서 쏴 주는 전파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속도·고도 등을 식별한다. GPS 도움이 없으면 위성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알 수 없다. 위성 간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임무에 맞는 궤도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진다.
팰컨은 이런 일을 위성 스스로 하도록 만든다. GPS 대신 사용하는 물체는 ‘우주 쓰레기’다. 각 초소형 위성은 내부에 장착한 카메라로 자신 주변의 우주 쓰레기를 촬영한 뒤 미국 국방부에서 등록한 2만개의 우주 쓰레기 정보와 대조했다.
그러자 카메라가 찍은 우주 쓰레기의 ‘이력’이 신속히 파악됐다. 우주 쓰레기의 비행 방향과 속도는 물론 평소 머무는 궤도가 확인되자 이를 되짚어 초소형 위성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위성이 팰컨을 병행해 사용하면 GPS에만 의존할 때보다 위성 간 충돌이나 고도 저하 등을 더 촘촘하게 방지할 수 있다.
NASA는 팰컨 시스템이 다른 천체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류의 정착지 건설이 예상되는 달과 화성이다. 이곳은 지구에서 멀어 GPS가 없다. 이때 팰컨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향후 달과 화성을 도는 위성이 많아져도 ‘안전 운영’을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달과 화성 주변에는 지구와 달리 우주 쓰레기가 별로 없는 것이 변수다. 본격적인 개척이 이뤄지기 이전인 이 천체들에서는 버려진 로켓 잔해나 우주비행사가 놓친 공구 같은 물체가 떠다닐 일이 없다. 이 때문에 우주 저편의 별 또는 달·화성의 특정 지형이 기준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ASA는 “팰컨이 향후 다른 천체에서 위성을 군집으로 운영하고 과학 임무를 수행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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