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한화, 쫓아가는 HD현대…‘마스가’ 시장 혈투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미국 조선 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 기업 한화와 HD현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현지 조선소를 보유해 경쟁에서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한화는 대규모 자금을 현지 자회사에 수혈하며 보폭을 넓혔다. 뒤를 쫓는 HD현대는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 대상을 압축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미국 방산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와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출자 규모는 최대 2억9900만달러(4150억1200만원)로 알려졌다.
유상증자의 방점은 일단 미국 방산 시장 진출에 찍혀있다. 한화디펜스USA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자회사로 최근 미 육군에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USA 유상증자에 참여해 1억4900만달러(2068억1200만원)를 출자하고 보통주 1만4901주를 취득한다.
미국 조선 시장 영향력 확대 목적도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현재 호주 조선·방산 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USA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오스탈USA는 미국 앨라바마주 모빌의 조선소를 거점으로 미 국방부와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업체다. 한화디펜스USA는 오스탈USA 기업 가치를 최대 12억달러(1조6656억원)로 책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은 오스탈USA 인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화는 또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 1억5000만달러(208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전량 참여할 계획이다. 한화퓨처프루프는 미국 전력 자산 투자를 위한 법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오션이 18.75%를 갖고 있다.
후발주자인 HD현대는 미국 조선소 2~3곳 인수 협상을 진행하며 추격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일대와 텍사스주 멕시코만 연안에 있는 조선소를 최종 후보로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해군의 거점이거나 공급망이 밀집한 지역이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미국 현지 법인 ‘HD현대USA’를 설립했다. 지난해 8월엔 글로벌 사모펀드 서버러스, 한국산업은행과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엔 인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HD현대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조선 정책 흐름에 더는 뒤처져선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을 포함한 외국 조선 업체의 본국 선박 건조 허용 결정이 계기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새로운 조선소를 동시에 건설하는 업체, 미국 내 기존 조선소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한 업체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202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가 가장 부합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HD현대는 현재까지 조선소 인수 등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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