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투입' vs 테슬라 '판매'…채용으로 본 로봇 전략
현대자동차그룹과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인력 배치에서는 서로 다른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공정에 휴머노이드를 대거 투입하기 위한 데이터·인공지능(AI)·시뮬레이션 기술과 로봇 전용 부품 공급망 구축에 인력을 집중하는 반면, 테슬라는 향후 대규모 양산과 판매를 염두 둔 '옵티머스'의 성능 고도화와 생산 능력 확대에 역량을 쏟아붓는 모습이다. 공장에서 배우고 검증받는 현대차 로봇19일 CBS노컷뉴스가 최근 넉 달 동안 채용 사이트 링크드인에 게재된 현대차그룹의 공고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휴머노이드가 일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고 실제 작업 가능성을 검증하는 직무들이 주를 이뤘다. 가장 눈에 띄는 공고는 제조 로보틱스 데이터 엔지니어(Robotics Data Engineer)이다. 로봇이 공장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기록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드는 역할이다. 로봇의 카메라 영상이나 센서 기록을 정리해 데이터 처리 체계를 설계하고, AI가 로봇의 행동을 제대로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걸러내고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AI가 로봇의 움직임을 학습하도록 만드는 직무(모방 및 강화학습 개발·Imitation/Reinforcement Learning Development)도 별도로 뽑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생산공정과 가상환경에서 데이터를 모으고 로봇이 자동차 조립 작업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VLM/VLA 기반 엔지니어(VLM/VLA-based Autonomous Manufacturing for Humanoid Robots)와 로봇 시뮬레이션 가상환경 개발직(Robot Simulation Virtual Environment Development)도 공장 투입을 염두에 둔 직무로 보인다. 제조 작업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통해 작업 상태를 인식하고 사람의 지시를 따르거나 공장 환경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업무다. 이들 공고를 종합하면 휴머노이드의 공장 투입을 앞두고 필요한 학습·검증 기술을 단계별로 확보해 나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이 밝힌 2028년 아틀라스의 생산공장 배치 계획과도 맞물린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 2028년부터 '아틀라스'를 투입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처음에는 부품 운반·정렬 같은 작업에서 시작해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 작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도 3분기 중 문을 열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RMAC 운영 매니저(Operations Manager)를 채용하는 등 현지 운영 조직을 꾸리고 있다. 로봇 부품 공급망 구축에도 박차현대차그룹은 로봇 전용 부품을 확보하기 위한 로봇 부품 구매·개발(Robotics Component Purchasing & Development) 관련 직무 채용에도 나섰다. 액추에이터·그리퍼·소형 모터·감속기 등 주요 부품 가격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부품업체를 발굴·육성해 공급망을 구축하는 업무까지 포함됐다.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AI뿐 아니라 관절과 근육 역할을 하는 부품까지 직접 공급망을 짜는 모습이다. 자동차 사업에서 축적한 구매·부품·생산 역량을 로봇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아틀라스의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도록 데이터 표시 기준과 품질을 관리하고 외부 데이터 작업업체를 관리하는 직무들이 눈에 띈다. 데이터 운영 매니저(Atlas Data Operations Annotation Manager), 물리 시뮬레이션 엔지니어(Research Engineer, Atlas Physics Simulation) 등의 공고를 종합하면 아틀라스의 '학습 인프라'를 키우는 데도 인력을 키우고 있다. 제품화 단계의 채용도 눈에 띈다. 아틀라스 제조 엔지니어(Staff Manufacturing Engineering)는 연구용 시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조립공정·치공구·검사공정을 구축하는 역할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제조 경험을 활용해 아틀라스 생산을 확대하는 업무도 맡는다. 옵티머스 개발에 역량 모으는 테슬라테슬라의 전략도 채용 공고를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마감했거나 진행 중인 공고 상당수에는 자사 로봇인 '옵티머스'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테슬라는 로봇의 전체 성능을 한꺼번에 개발하기보다 관절이나 손 등 세부 기술별로 전문 인력을 나눠서 배치하고 있다. 옵티머스 로봇 모델링·시뮬레이션 설계 엔지니어(Robotics Modeling & Simulation Design Engineer)처럼 관절 단위 제어 시스템과 로봇 모델링을 관리할 인력을 찾고 있다. 이족보행 로봇의 구조를 설계하고 로봇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에 반영해 동작을 개선하는 역할이다. 이 공고에는 해당 담당자가 작성할 코드가 향후 수천 대의 휴머노이드를 통해 작동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도 포함됐다. 손 등 주요 부위도 별도 개발한다. 옵티머스 로봇 손 기계설계 엔지니어(Robotics Mechanical Design Engineer, Hand)는 사람처럼 물체를 잡고 조작할 수 있도록 손의 기계 구조와 센서·액추에이터를 설계하는 직무다. 올해 말 양산을 앞둔 3세대 옵티머스를 위해 손가락 관절과 모터(액추에이터) 구조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한 직무로 보인다. 생산 단계 직무들을 보면 테슬라의 '분업'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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