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대 유료방송의 위기…규제 완화만으로 살아날까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한때 TV를 보기 위해 케이블TV나 인터넷TV(IPTV)에 가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영화와 드라마, 예능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원하는 시간에 골라 보고, 짧은 영상은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소비하는 시대가 됐다.
시청 방식의 변화 속에 유료방송 산업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최근 유료방송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의체를 출범시키고 규제 개선과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가입자는 줄고, 콘텐츠 비용 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유료방송 업계는 OTT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가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료방송 시장은 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사업자별로 희비가 엇갈리지만 산업 전체로는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IPTV는 인터넷과 결합한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가입자를 늘려왔지만 성장세는 과거보다 둔화했다. 반면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가입자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가입자 수만이 아니다. 유료방송 플랫폼은 콘텐츠 확보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OTT와 경쟁해야 하고, 프로그램 공급자(PP) 역시 광고 시장 침체와 콘텐츠 판매 수익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과거에는 플랫폼 가입자 증가가 PP의 광고·콘텐츠 수익과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용자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이런 산업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방미통위가 플랫폼 사업자와 PP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가동한 것도 유료방송의 위기를 개별 사업자의 경영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의 구조적 과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30일 "유료방송 산업의 위기는 가입자 감소와 OTT 확산, 시청 행태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민관협의체를 통해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유료방송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OTT와 사실상 같은 영상 시장에서 경쟁하면서도 자신들에게는 요금과 약관, 사업 구조 등을 둘러싼 각종 규제가 적용돼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특히 IPTV와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사업자별로 규제 체계가 다른 데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제도가 정비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미통위는 민관협의체를 통해 콘텐츠 사용료 갈등과 디지털·인공지능(AI) 전환, 플랫폼과 PP 간 상생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요금·약관 등 콘텐츠·서비스 혁신을 제약하는 규제도 개선 과제로 발굴한다.
방송의 공적 책임과 이용자 보호를 고려하면 단순히 OTT와 규제 수준을 맞추는 방식만으로는 새로운 산업 질서를 만들기 어렵다. 방미통위도 시장 자율성과 산업 경쟁력을 높이면서 이용자 보호와 방송의 공적 책임을 함께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OTT와 유튜브로 이동한 이용자가 다시 유료방송으로 돌아올지는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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