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뇽 달군 한강 ‘새’, 서울 온다…국내외 공연 20편 SPAF 무대에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음악극 <화성학 실습> 김재훈 연출가(왼쪽부터), 연극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 구자혜 연출가, 낭독극 <새> 배우 이혜영, 오페라극 <세 번째 전쟁> 소프라노 임선혜, 무용 <메타발레: 비(非)-코펠리아 선언> 윤상은 안무가, 최석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스파프)가 다음 달 8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등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한 낭독극 <새>를 비롯해 해외 초청작과 화제의 국내 신작 등 총 20편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예술의 다중우주(Multiverse of Art)’다.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석규 예술감독은 “속도와 효율 중심의 AI·디지털 시대에 개인의 스크린에 고립되기보다, 극장에서 예술가들의 다채로운 시선과 관점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라고 주제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스파프는 ‘지역성과 초지역성’, ‘창작미학의 경계실험’, ‘아비뇽 페스티벌@spaf 2026’, ‘동시대 무용언어의 확장’, ‘살롱 넥스트’ 등 다섯 가지 기획을 중심으로 연극, 무용, 오페라, 다원예술을 아우르는 2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해외 초청작 7편, 협력예술가 신작 5편, 팸스(PAMS)X스파프 초이스 5편, 아시아 창작랩 3편 등이다.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제26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기자간담회에서 낭독극 <새>에 출연하는 배우 이혜영이 작품에 관해 말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가장 화제를 모으는 작품은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한 낭독극 <새>다. 프랑스 라 콜린 국립극장의 줄리 델리케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아 지난 7월 세계 최대 연극축제인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소설 속 ‘경하’역을, 배우 이혜영 ‘인선’ 역을 맡아 낭독자로 무대에 선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혜영은 “(아비뇽 페스티벌을 위해)한국을 떠날 때부터 설렘과 고통을 함께 안고 갔다. 외국 관객에게는 한국어가 낯선 언어였지만 한국 관객 앞에서의 공연은 분명 다를 것”이라며 “한국 관객들이 공연을 어떻게 보실지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은 소설의 1부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제주 4·3의 역사적 장면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보다 두 친구의 우정과 연약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힘든 여정을 떠나는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다”며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국내 협력예술가들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임선혜는 박본 연출의 다원 오페라 <세 번째 전쟁>에서 ‘예언’ 역을 맡아 파격 변신한다. 임선혜는 “‘당신이 보는 것이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는 극 중 대사처럼, 알고리즘 속에 갇혀 서로를 향한 적대감과 혐오를 키워가는 현대사회의 민낯을 꼬집는 작품”이라며 “성악가와 배우가 대등하게 호흡하는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1957년생 1세대 트랜스젠더 여성 ‘색자’의 50년 생애사를 무대화한 구자혜 연출의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도 주목받는다. 구 연출은 “개발독재기 생존을 위해 밤무대 노동을 버텨낸 시니어 트랜스젠더의 삶 역시 직시해야 할 우리의 역사”라며 “연기의 틀에 가두지 않고 무대 위 프롬프터를 활용해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고 밝혔다.
화성학 이론으로 조화를 성찰하는 김재훈 연출의 <화성학 실습>, 발레의 고정관념을 해체하는 윤상은 안무가의 <메타발레: 비-코펠리아 선언> 등 다양한 시선을 담은 작품들도 무대에 오른다. 아비뇽 예술감독 티아고 호드리게즈의 신작 <사이의 거리>를 비롯해 다큐멘터리 연극 <기억의 저편> 등 세계적 화제작도 서울 무대를 찾는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SPAF는 예술가에겐 새로운 시도와 기회를, 관객에겐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기회를 제공해왔다”며 “아비뇽 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 협력을 통해 한국 공연예술의 가능성을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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