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조희대 사퇴”-국힘 “이재명 재판”…31일 법사위 격돌 예고
여야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임명제청’을 두고 날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즉각 대법원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며 조 대법원장을 비호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규탄 및 사퇴 촉구 브리핑’을 열고 “조 대법원장은 탄핵당할 충분한 자질이 있다”며 “사퇴만이 무너진 사법 정의와 국민 앞에 속죄할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미 ‘정치 플레이어’가 됐다”며 사법부를 향해 “사법부가 독립을 위해서라도 조 대법원장이 나가라고 외쳐야 된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을 제청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없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서면으로 제청해 논란이 일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헌법이 규정한 대법관 임명 요건은 분명하다.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 그것뿐이다. 어디에도 대통령과 사전에 협의하거나 조율하라는 내용은 없다”며 “이 대통령 자신의 죄를 무죄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그게 바로 ‘독재’”라고 적었다. 장 대표는 이어 “대통령의 요구대로 대법원이 대법관을 제청한다면, 사법부의 독립은 무너지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위헌 중의 위헌”이라며 “모든 것은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 정지’에서 시작된 일이다. ‘재판 재개’라는 사법부가 가진 유일한 무기를 들고 일어서야 한다”고 했 다.
오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 조 대법원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을 두고도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이번에는 옹색한 해명이 아니라 진실을 들고나와야 한다”며 “또다시 말을 바꾸고 진실을 감춘다면 국회는 위증의 책임을 법과 절차에 따라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법원장을 망신주고 길들이려는 ‘탄핵 사전 청문회’를 즉각 중단하라”고 맞섰다.
민주당에서는 전당대회를 거치며 불거진 당내 갈등이 큰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한 공세 메시지가 내부 재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아직은 속도조절을 하자는 입장이긴 하지만, 곧 사법개혁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며 “당이 다시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정청래 전 대표의 전유물처럼 된 ‘개혁’ 과제를 김민석 대표도 띄우려는 것 같다”며 “수위 조절이 관건”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새 지도부 출범 직후 열린 지난 19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을 계기로 사법개혁을 시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 일각에서 대법원장의 사법행정 권한 축소를 위한 법원행정처 폐지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이날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 단계에서 언급할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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