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내년 국방 지출 18% 늘려 첫 1조대만달러 돌파…예산의 29% 육박
중국의 군사적 압박 속에 대만이 내년도 국방 관련 지출을 사상 처음 1조대만달러 넘게 편성했다. 내년 대만 정부가 쓰는 돈 100대만달러 가운데 약 29대만달러가 국방·안보 분야에 투입되는 셈이다.
21일 대만 자유시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를 종합하면, 대만 행정원은 전날 2027년도 국방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18.2% 늘어난 1조1225억대만달러(약 48조8천억원)로 확정했다. 역대 최대이자 처음으로 1조대만달러를 넘어섰다. 대만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전체 지출 3조9266억대만달러(약 170조8천억원)의 28.6%에 해당한다.
국방 관련 지출에는 국방부 본예산뿐 아니라 특별예산과 해경 격인 해순서, 퇴역군인지원위원회 관련 지출 등이 포함됐다. 국방부 예산은 6919억대만달러(약 31조원)로 편성됐다.
무기·장비 도입 등에 쓰이는 군사 투자비는 올해보다 975억대만달러(약 4조2천억원) 늘어난 2591억대만달러(약 11조3천억원)로 확대됐다. 탄약과 예비부품 조달 등에 쓰이는 운영유지비도 257억대만달러(약 1조1천억원) 증가한 2247억대만달러(약 9조8천억원), 병력 유지비는 73억대만달러(약 3200억원) 늘어난 2081억대만달러(약 9조5백억원)로 각각 편성됐다.
대만 국방부는 내년도 예산의 중점 사업으로 다층 방공망인 ‘대만판 아이언돔’(T-돔) 구축과 드론 전력 강화, 해상 방어능력 확충, 군함을 자체 건조하는 ‘국함국조’ 정책 등을 제시했다. 드론과 미사일,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등 비대칭 전력 확충에도 상당한 재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대만 언론은 드론과 톈궁-4형 미사일 등을 위한 추가 국방 특별예산도 별도로 추진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의 국방비 증액은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용기·군함 활동과 대규모 군사훈련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방위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려는 조처로 보인다. 라이칭더 총통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등에 대비해 2030년 전체 국방 관련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국방 관련 지출 확대의 관건은 야당의 동의다. 이번 예산안은 이달 말 여소야대인 입법원에 제출돼 심의를 받는다. 올해 국방 예산을 둘러싼 갈등도 극심해, 입법원은 지난주에야 올해 국방비 지출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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