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티보 우승’ 1년 만에 데뷔 앨범 낸 19세 김세현…“지금은 뭔가 채우기보다 비우는 때”
지난해 롱티보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가 1년여 만에 데뷔 앨범 <쇼팽, 포레>(워너클래식)를 내놨다. 앨범의 중심은 당시 콩쿠르 준결승에서 연주했던 쇼팽 에튀드(Op25) 전곡. 같은 곡을 다시 연주하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묻자 나온 답이었다.
김세현은 24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 클래식클럽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때부터는 뭔가를 채우기보다 비우는 때가 온다고 생각했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그런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첫 앨범의 곡을 고르는 과정에 대해 “거창한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마음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공부해온 쇼팽을 중심에 놓고, 콩쿠르를 준비하며 제대로 접한 포레를 나란히 놓았다. 두 작곡가 모두 파리와 인연이 깊고, 포레가 쇼팽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 프랑스 샹송 가수 샤를 트르네의 ‘4월의 파리’를 수록한 것도 ‘마음’이 작용했다. 처음 이 곡을 연주하고 싶다고 했을 때 스승 당타이손은 “어떤 곡은 배워서 연주할 수 있지만 이런 곡은 프랑스의 문화와 삶을 흡수하며 살아가야만 알 수 있다”며 걱정했다고 한다. 그래도 좋아서 밀어붙였다. “선생님 앞에서 연주했더니 놀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아무 데서나 쳐도 되겠다’고 하셨어요.”
그는 연주 활동과 함께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문학공부가 음악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그는 “당장 어떤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소화되고 흡수돼 10년, 20년 뒤에 천천히 드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쇼팽 에튀드를 공부할 때는 곡마다 떠오르는 이미지를 짧은 하이쿠로 적었다. 요즘 그 글을 일부러 다시 보지는 않는다는 그는 “그날의 상황과 영감에 따라 좀 더 자유롭게 연주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타이손에게 배운 것도 에튀드를 단순한 연습곡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작품 자체의 예술적 가치에 집중해 자유롭게 표현하라는 가르침이었다. 이번 앨범 에튀드 중 ‘19세 김세현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으로는 1번과 3번을 꼽았다.
앞으로 어떤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계속 음악을 섬기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싶다”면서 “연주자보다 작곡가가 보이는 연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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