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36.3도’ 이례적 고온에 1만명 시위…독일·영국도 기후위기 공방
올여름 유럽 전역을 덮친 폭염과 가뭄, 산불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부각된 가운데, 다음달 총선을 앞둔 스웨덴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독일과 영국에서도 기후위기 관련 대응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약 1만명이 참가한 기후행동 시위가 열렸다. 이날 행진 인원은 최대 5만명으로 추산되기도 한다. 이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이에 대응하는 행동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위도가 높은 북반구 국가로 7월 평년 기온이 13~22도인 스웨덴은 남부 룬드 지역에서 지난 6월27일 36.3도의 이례적인 고온이 관측됐고 말뫼는 최고 35.1도를 기록했다.
이날 거리 행진에 참가한 스웨덴의 유명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아에프페에 “스웨덴에선 기후재앙 회피에 필요한 수준에 조금이라도 부합하는 정책을 제안하는 정당은 전혀 없다”며 현 정책 기조가 계속되면 “붕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를 주최한 스웨덴자연보호협회의 베아트리체 린데발 대표는 “기후위기는 이미 이곳에 있다”며 “당장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후정책을 도입할 때”라고 촉구했다.
2017년 스웨덴 좌파 연립정부는 2030년까지 교통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70% 줄이고,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부는 기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화석연료 퇴출은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휘발유세를 낮추고, 연료 공급업체에 저탄소 연료 혼합을 요구하는 의무 비율을 완화하는 등 기후정책을 후퇴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웨덴은 다음달 13일 총선을 치른다. 스웨덴 공영방송이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7%가 기후 변화를 이번 선거의 최우선 관심사 중 하나로 꼽았다.
독일에선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지난 22일 서부 뒤렌의 휘르트겐숲 대형 산불 현장을 늦게 찾았다가 시위대로부터 “숲은 불타는데 프리드리히는 잠들어 있다”는 등의 항의를 받았다. 녹색당은 정부에 기후 비상계획 마련과 기후 목표에 역행하는 정책의 철회를 요구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취임한 앤디 버넘 정부가 기후위기에 충분히 대응하지 않고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버넘 총리는 취임 직후 북해 석유·가스 시추와 관련해 “실용적인 접근”을 하겠다며 새로운 석유 시추를 허용할 뜻을 내비쳤다. 노동당 안팎에서 정부가 유권자들의 기후위기 우려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4일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 50여곳은 버넘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기후위기가 현재의 폭염·가뭄·산불을 낳고 있다는 사실을 노동자와 대중에게 솔직히 알리고, 탄소중립 정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은 올해 6∼7월 폭염으로 초과사망자가 2만5천명을 넘었다. 유럽 전역에서 약 8천만명이 40도 이상의 기온에 노출됐고, 전체 인구의 80%에 해당하는 약 4억9천만명이 35도 이상의 고온을 겪었다. 가뭄과 산불 피해도 유럽 곳곳에서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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