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데드 크로스’ 맞은 이 대통령…2030 마음 되돌릴 수 있을까
‘골든 크로스’와 ‘데드 크로스’는 주식, 선거, 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쓰는 말입니다. 정치에서는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높아지는 순간을 골든 크로스라고 합니다. 데드 크로스는 반대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높아지는 순간입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대통령 직무 평가에는 ’상고하저’와 비슷한 법칙이 있습니다. 취임 초기에는 긍정 평가가 높습니다. “앞으로 잘해달라”는 기대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임기 말로 갈수록 긍정 평가는 떨어지고 부정 평가는 올라갑니다. 구조적으로 모든 대통령은 임기 중에 데드 크로스라는 공포의 순간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데드 크로스가 무서운 이유는 일단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기 시작하면 흐름을 뒤집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다 그랬습니다.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 평가를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2년 차 2분기에, 김영삼 대통령은 3년 차 2분기에, 김대중 대통령은 3년 차 4분기에, 노무현 대통령은 1년 차 2분기에 데드 크로스를 맞았습니다. 그 이후 퇴임 때까지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더 높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좀 달랐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취임 초기인데도 긍정 평가가 2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부정 평가는 무려 70%에 육박했습니다. 그 뒤 서서히 회복해서 2년 차 4분기에 골든 크로스를 기록했다가 4년 차 1분기에 다시 데드 크로스를 맞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년 차 2분기인 2014년 6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논란으로 데드 크로스를 맞았고 그 뒤 등락을 거듭했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이합니다. 2년 차 3분기인 2018년 12월 경제 비관론이 심화하며 데드 크로스를 맞은 뒤 긍정과 부정이 엎치락뒤치락했습니다. 그러나 4년 차 1분기인 2020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하며 긍정이 70%대로 치솟는 골든 크로스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 집값이 오르며 곧바로 데드 크로스를 맞았고 퇴임 때까지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최악은 윤석열 대통령이었습니다. 취임 두 달도 안 돼서 인사 파동으로 데드 크로스를 기록한 뒤 탄핵당할 때까지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압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워낙 독특한 스타일이라서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취임 1년 3개월도 안 돼서 데드 크로스를 만났습니다.
8월 14일 발표한 8월 둘째 주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44%, 부정 46%였습니다. 10%는 의견을 유보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한국갤럽은 여름 휴가철인 7월 다섯째 주와 8월 첫째 주에 여론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3주 전인 7월 넷째 주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51%, 부정 38%였습니다. 긍정 평가는 7%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8%포인트 올라간 것입니다.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살펴보면 3주 전보다 대체로 나빠졌습니다. 그래도 광주·전라, 여성, 40~50대는 긍정 평가가 여전히 높습니다.
한국갤럽이 부정 평가자들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부동산 정책’(30%), ‘경제/민생’(13%), ‘전반적으로 잘못한다’(7%), ‘검찰 권한 축소’, ‘독재/독단’(이상 5%),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 ‘국방/안보’(이상 4%) 순이었습니다. 역시 부동산이 압도적입니다. 유권자들을 직접 접촉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주가, 보완수사권 폐지가 ‘트리플 악재’인데, 그중에서도 부동산이 가장 크다고 합니다.
민심 이반이 가장 두드러진 집단은 어디일까요? 지역은 서울, 연령은 2030 유권자들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은 긍정 42%, 부정 47%였습니다. 20대는 긍정 30%, 부정 48%, 30대는 긍정 37%, 부정 49%였습니다. 평균보다 나쁩니다. 그러나 1000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지역별, 연령별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합니다. 표본 수가 너무 적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갤럽은 매월 말에 한 달간 데이터를 통합해서 발표합니다. 표본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지역별, 연령별 여론 추이를 비교적 정확히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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