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열대[박연준의 토요일은 시가 좋아]〈56〉
어제도 그제도고양이 밥 주지 말라고 시비 걸던 남자 노인오늘도 난닝구 바람으로 나와 있네나도 모르게 고개 치켜들고그쪽 하늘 향해 미친 듯 소리 질렀네“루저들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루저! 루저! 루저! 루저!루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구!”내 서슬에지나가던 청년 흠칫 쳐다보고노인은 꼬리를 감췄네세상에, 내가 이런 인간이구나!칠십 줄에 가족 없이, 에어컨도 없이하숙방에 사는 사람한테아, 내가, 내 입에서!루저가 루저한테 생채기 주고받는열대의 밤 ―황인숙(1958∼ )첫 줄이 턱 걸린다.
“어제도 그제도”, 그는 고양이에게 밥 주지 말라고 시비를 건 것이다. 황인숙 시인이 매일 캣테이커(그는 종종 혐오발언으로 쓰이는 ‘캣맘’ 대신 ‘캣테이커’로 불리길 원한다 했다)로 산 지 20년이니, “어제도 그제도”란 20년 이상의 시간이다. 도시에서 먹이를 구하기가 어려운 길고양이의 섭생을 염려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혐오스러운 일이 되다니. ‘살아있는 존재의 살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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