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밑 잊혔던 ‘피의 처형장’… 44명 성인 품은 도심 쉼터로
‘하늘광장’이라고 했다.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지하 3층. 박물관 가장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널따란 광장이 나타난다. 지하에 있는 광장 이름이 ‘하늘’이라는 점이 새롭다. 네모난 붉은 벽 위로 초가을의 새파란 하늘이 열려 있다. 그 광장 한쪽에 검정색 ‘거인’들이 서 있다. 조각가 정현의 작품 ‘서 있는 사람들’이다. 침목(枕木)을 다듬어 세운 작품들이다. 얼마나 많은 열차가 저 침목 위를 지났을까. 저 침목들은 얼마나 오랜 세월, 얼마나 많은 무게를 견뎠을까. 마침내 원래 역할을 마치고 퇴역한 후 조각 작품으로 재탄생한 침목은 그냥 조각의 재료가 아니라 오랜 세월을 지탱한 역사의 흔적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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