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한국에 온 어떤 수녀[안드레스 솔라노 한국 블로그]
언젠가부터 생긴 버릇이 있다. 길에서 수녀들을 마주치면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검정이나 회색, 파랑, 갈색 수도복을 입은 이들의 모습은 소박하면서도 신비롭다. 한국뿐 아니라 콜롬비아,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찍은 사진들을 주로 나의 소셜미디어에 올린다. ‘수녀 발견’을 뜻하는 ‘#nunspotting’이라는 해시태그를 다는데, 클릭해 보면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꽤 많다. 이 취미가 정확히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다닌 초중고교가 가톨릭 학교였던 영향인지도 모른다. 일곱 살 무렵부터 학교를 운영하던 예수회 신부들을 돕는 수녀들을 매일 볼 수 있었다. 이들은 크고 투박한 구두를 신고 언제나 말없이 무언가에 깊이 몰두해 있었다. 그중에서도 교내식당에서 우리가 점심을 다 먹었는지 살피던, 키가 작고 눈썹이 짙은 수녀님이 기억에 남는다. 빳빳하게 다린 검은 수녀복을 입고 가슴에는 커다란 은십자가를 달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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