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달러 송금한 뒤 회의?…한미투자공사 '준비 부족' 도마
2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를 집행·관리하기 위해 출범한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첫 국정감사에서 조직과 리스크 관리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대규모 투자 집행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1호 사업인 '프로젝트 스타'에 이미 24억달러가 송금됐지만 별도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이후에야 열렸다는 지적과 함께 산업통상부·재정경제부·공사 사이의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성호 의원은 박종원 한미전략투자공사 사장에게 현재 인력 현황을 물었다. 박 사장은 정원 50명 가운데 "현재 직원 32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국제거래·계약과 관련한 법률 리스크를 관리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현재 한국·미국 변호사와 회계사, 재무위험관리사(FRM) 등 전문인력 11명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법률전문가를 계속 채용하고 대형 법률자문사도 고용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 의원은 "예정이 아니라 지금 당장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공사비 증가, 가스 공급가, 전기 공급계약 등에서 여러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외부 법률자문만으로는 안 되고 자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법에 따라 설치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은 "1호 투자사업인 프로젝트 스타에 24억달러가 이미 송금됐는데 리스크관리위원회 회의는 그 이후 열렸다"고 지적하며 "사전에 해야 하는 것 아니냐. 투자사업 선정이 제일 큰 리스크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사장은 "사업 선정 과정에서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가 계속 열렸고 그 과정에서 리스크를 최선을 다해 검토했다고 평가한다"며 "리스크관리위원회는 결정된 사업에 대해 향후 진행 과정에서 계속 리스크 관리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사업 선정 과정에서는 리스크 관리를 안 한다면 법에 왜 별도 위원회를 두느냐"고 재차 지적했다. 박 사장은 결국 "리스크 관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원 말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대미투자 사업의 최종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공사가 투자위험 관리에 대해서는 운영위원회 결정 사항이라고 하고, 사업성·투자위험 검토에 대해서는 산업부 소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사업은 사업관리위원회에서 하고 운영위에서 하면 투자공사는 뭐 하는 것이냐. 돈을 주라고 하면 송금만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사업 선정은 산업부에서 하고 책임 있는 결정은 재경부가 하고 투자공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태도로 보인다"며 "서로 핑퐁을 치면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박 사장은 "법상 사업관리위원회가 사업적·법적·전략적 사항을 검토해 운영위원회에 올리고 운영위원회에서 재무적 상황 등을 함께 검토해 최종 결정한다"며 "산업부가 가져온 내용뿐 아니라 공사가 검토한 내용까지 같이 총괄해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조승래 재경위원장도 "대미 전략투자 프로세스가 설계대로 잘 작동하고 있는지, 보완할 것은 없는지에 대한 질의"라며 제도 보완 필요성을 짚었다.
1호 사업 자체의 사업성과 수익성 산정 근거를 놓고도 질의가 집중됐다. 임이자 의원은 박 사장에게 프로젝트 스타의 투자 결정 당시 입장을 묻자 박 사장은 "찬성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이 공사 내부 리스크관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찬성했느냐고 재차 묻자 박 사장은 "사업관리위원회의 분석·검토 결과에 대해 찬성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임 의원은 아직 전력구매계약(PPA)과 AI 데이터센터 등 주요 수요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성을 어떻게 판단했는지 물었다. 박 사장은 "PPA 등 필요한 계약은 계속 추진해 나가도록 돼 있다"며 "현재 텍사스에서 형성된 전력가격과 수요 등을 가정했을 때 합리적인 범위에 들어간다는 검토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와 세금 등 투자수익에 영향을 줄 변수에 대한 설명도 나왔다. 박 사장은 금리 상승 위험과 관련해 "간주이자율을 책정할 때 미국 국채 20년물 금리에 연동되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세금에 대해서는 "과세가 이뤄질 경우 그로스업 조항이 있어 환급받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수익을 국내로 가져올 때 발생할 수 있는 국내 과세와 외국납부세액공제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조 위원장은 해당 내용을 확인해 오후 국감에서 추가 답변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임 의원은 텍사스 1호 사업의 투자·SPC 구조와 세전·세후 수익률 및 현금흐름 시나리오, 주요 수요처 후보, 미국·국내 세무 검토와 이중과세 대응 방안, 리스크관리위원회와 투자심의 회의자료, 손실 발생 시 정부 보전 가능액 및 재정 영향, 임원 공석 해소와 핵심인력 충원 일정 등의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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